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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發 한국이야기

한국 웹툰계 소문난 절친 김풍•주호민 "웹툰 `찌질의 역사` 엔딩도 함께 고민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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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작가 주호민(왼쪽), 김풍(오른쪽)



한국의 흩어져 있는 전설과 신화를 한데 모아 현대적 서사시로 풀어낸 '신과 함께'의 주호민(35). 스무 살 청춘 네 남자의 사랑과 성장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찌질의 역사'의 김풍(39). 작품 스타일은 물론 외모부터 식습관까지 닮은 점 하나 없는 두사람은 웹툰계의 소문난 '절친'이다. 두 사람의 대표작은 네이버에서 순위를 다투는 인기 웹툰. 그 둘이 또 올여름 나란히 뮤지컬로 무대에 올라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두 사람의 인연은 네이버 웹툰이 생기기도 훨씬 이전 2006년 만화가들의 모임 '럽툰'에서 시작됐다. "어느덧 10년지기죠. 저희가 겉으로는 달라 보이지만 사실 내향적이고 개인주의인 점이 똑같아요. 둘 다 사람을 잘 안 만나요. 다만 호민이는 친해지면 저보다 더 깊이 다가가는 스타일이에요. 잘 들어주고 무엇보다 함께 고민해줘요. 사실 잘 들어주는 사람은 많은데 해결책을 같이 찾아주는 사람은 흔치 않죠. '찌질의 역사' 엔딩도 호민이가 고민해줬죠."(김풍

"안 좋은 성격 같아요. 남의 고민을 들어주는 게 아니라 해결하려 해서. 사서 고생하는 타입이라 몸에 돌이 많아요. 요로 결석에 담석까지. 사리 같은 거죠."(주호민

"그래서 이 친구가 술도 안 하는데 간이 안 좋다니까요."(김풍

작품에서 굳이 공통점을 찾아보자면 주인공이 모두 더없이 '평범하다'는 점이다. 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의 주인공은 평범함이 지나쳐 측은함마저 드는 39세 회사원 김자홍. '찌질의 역사'의 주인공 서민기는 종종 지나친 평범함이 독자를 열불나게 한다.

"저는 백지 같은 주인공을 만들고자 해요. 일본 연예 시뮬레이션 게임이 그렇거든요. 주인공은 목소리도 얼굴도 없어요. 그래서 독자들에게 자신의 성격이나 생각을 실을 기회를 주죠." 주호민 작가의 말에 김풍 작가가 "그건 네가 자신의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 면과 비슷해"라고 덧붙였다

김풍 작가는 '찌질의 역사' 속 등장인물은 모두 '자기 자신'이라고 했다. "작품에 나오는 4명 모두 제 인격을 쪼개서 만든 캐릭터예요. 민기는 옛날 제 모습이고 광재는 제 안의 욕망의 덩어리를, 기혁이는 제가 가진 소심한 부분을 웅축해서 만든 캐릭터죠." 

웹툰을 뮤지컬화하는 작업에 임하는 태도도 둘은 달랐다. 웹툰을 자식에 비유하자면 주호민은 고향에서 성공한 자식 소식에 뿌듯해하는 아버지고, 김풍 작가는 끊임없이 상경해 반찬 등 이것저것 챙겨주는 어머니랄까

2015년에 이미 '신과 함께'의 초연 무대를 올린 바 있는 주호민 작가는 당시 제작에 거의 관여하지 않았다. 덕분에 완성된 작품을 관객 입장에서 재밌게 감상했단다. "뮤지컬은 만화와 달리 한정적인 공간에서 이야기가 진행되잖아요. 그럼에도 무대 연출을 굉장히 지혜롭게 해서 닫혀 있는 공간이란 느낌이 거의 안 들더라고요. 웹툰의 그림과 대사가 아닌 노래와 연기로 전달되는 감동은 또 달랐죠." 
물론 아쉬움도 있었다. "제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테마가 뮤지컬에서는 잘리기도 했어요. 주변에 어떤 사람을 두는가에 따라 죄의 질이 달라진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독사지옥'이 통째로 빠졌죠. 이번 무대에서는 다행히 살아났습니다." 

김풍 작가는 반면 신경 안 쓰는 척하지만 전화를 많이 하게 되더라고 고백했다. "내 자식이니 내가 할 수 있는 건 해야겠다는 마음이에요. 에이콤(찌질의 역사 제작사) 측에서도 제 의견을 긍정적으로 수용해주시더라고요. 뮤지컬 '찌질의 역사' 속 손글씨는 다 제가 직접 썼어요."

이 닮지 않은 두 친구의 또 하나의 공통점은 웹툰보다 유명한 '별명'이다. 대학, 회사 그리고 청와대까지 관계되는 곳은 모두 망한다 하여 주호민은 '파괴왕'이란 별명을 얻었다. 김풍은 각종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독특한 레시피로 '야매 요리왕'임을 입증했다

별명에 관해서도 두 사람의 태도는 정반대였다. 김풍 작가는 "저야 좋죠"라며 긍정적으로 평했다. 다만 TV 속 이미지와 달리 평소에 건강을 아주 챙겨 몸에 좋은 음식을 많이 해 먹는다고 해명했다. 주호민 작가가 "별명을 벗고 싶다. 그런데 힘들 것 같다. 대신 기록 파괴왕, 블록버스터 등 긍정적인 파괴왕이 돼보려 한다"고 말하자 김풍 작가가 그의 어깨를 툭 치며 장난스럽게 도발한다. "죽을 때까지 못 빠져나올걸. 아마 무덤 비문에도 '스스로를 파괴해 생을 마감했다'고 쓰일 거야." 


발행: 제휴매체 '매일경제'
출처: 봉황망 중한교류 채널 http://kr.ifeng.com/a/20170510/5645275_0.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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