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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發 중국이야기

올 상반기 中 영화시장, 해외 영화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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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상반기 중국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한 "쿵푸 요가"


[봉황망코리아 차이나포커스] 올 상반기 중국 영화 시장에서 중국 영화가 거둬들인 수익이 전체의 38.5%에 불과했다. 해외 영화의 잇따른 흥행 성공에 중국 영화가 맥을 못 추리고 있다. 지난 몇 달간 저조한 성적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 영화업계에서 관객의 눈높이에 맞춘 고퀄리티의 영화를 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올 상반기 中 국산 영화 수익 38.5%...해외 영화 ‘독식’

중국의 영화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2003~2010년 중국 영화시장에서 창출된 수익이 9억 위안(약 1525억원)에서 100억 위안(약 1조6949억원)으로 급증했다. 2011년~2013년에는 100억 위안에서 200억 위안(약 3조3898억원)으로 올랐고 2014년~2015년에는 200위안에서 400위안(약 6조7797억원)으로 고공 행진했다. 스크린 수도 대폭 늘었다. 중상산업연구원에서 발표한 ‘2017~2022년 중국 영화산업 현황 및 발전 전망 분석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신설된 영화관은 1612개이며 새로 설치된 스크린 수는 9552개다. 중국이 현재 보유한 스크린 수는 4만1179개로 미국을 넘어 전 세계 스크린 최다 보유 국가가 됐다.

올해 상반기 해외 영화가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면서 중국의 영화시장을 장악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영화시장의 전체 수익은 271.7억 위안(약 4조6051억원)에 달했다. 이중 해외 영화가 거둬들인 수익이 167.1억 위안(약 2조8322억원)으로 중국 영화 수익인 104.56억 위안(약 1조7722억원)을 넘어섰다. 수익이 1억 위안 이상인 41편의 영화 중 해외 영화와 중국 영화는 각각 24편, 17편이다.

상반기 중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는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으로 24억9000만 위안(약 4220억원)의 수익을 거둬들였다. 그 뒤를 이어 2위에 오른 ‘쿵푸 요가’는 17억5000만 위안(약 2966억원)의 수익을 냈다.

◇ 中 영화, ‘좋은 시나리오∙감독∙배우’ 부재 심각

올 상반기 활약이 두드러졌던 해외 영화와 달리 중국 국산 영화산업은 침체기에 빠져 있다. 1월 말 춘제(春节∙중국설) 기간에 중국 영화가 집중 개봉한 이후 현재까지 흥행 대박을 터뜨린 작품이 나오지 않았다. 지난 3월 중국 영화업계는 유례없는 불황을 맞았다. 이 기간 1억 위안 이상의 수익을 거둔 중국 영화는 단 한 편도 없었고 해외 영화의 시장 점유율이 95.5%에 달해 중국 영화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이후 해외 영화의 흥행을 뛰어넘는 중국 영화는 아직까지도 나오지 않았다. 올해 중국 박스오피스 10위권에 진입한 중국 영화는 ‘쿵푸 요가’, ‘시유푸야오펜(西游伏妖篇)’, '승풍파랑(乘风破浪)' 3편뿐이다.


▲ 승풍파랑(乘风破浪)


중국 국산 영화산업 침체의 가장 큰 원인은 퀄리티와 경쟁력 부분에서 해외 영화에 크게 뒤처진다는 데 있다. 상하이영화그룹 런중룬(任仲伦) 이사장은 “지난해 중국 국산 영화 수익이 457억 위안(약 7조74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성장했지만 성장률은 오히려 하락했다”며 “올해에도 3~5월 해외 영화가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해 70% 이상의 수익을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중국 영화의 낮은 퀄리티에 실망한 관객들은 발길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모든 영화관의 수익이 나날이 감소하고 있다. 중국 영화업계는 관객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제작된 944편의 중국 영화 중 334편이 영화관에서 상영됐다. 이들 중 중국의 영화 평론 사이트인 또우반(豆瓣)에서 평점 7점 이상을 받은 영화는 15편에 불과하다. 

중국문학예술계연합회의 중청샹(仲呈祥) 전(前) 부주석은 중국 영화 ‘유가(有家)’ 토론회에서 “해마다 수백 개의 국산 영화가 쏟아져 나오지만 대부분 예술성이 부족하고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호소력도 약하다”며 “호소력의 결함은 영화가 제시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전달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런 이사장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중국에는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축적돼 있지만 이를 영화 속에서 풀어 가는 테크닉이 부족하다”며 “이야기를 표현할 줄 아는 좋은 시나리오와 실력 있는 감독, 배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中 국산 영화, 관객 눈높이 맞추려면 ‘퀄리티’ 높여야

런 이사장은 “중국 국산 영화산업이 침체기에 접어든 것은 작품성을 고려하지 않고 틀에 박힌 것처럼 비슷한 장르와 진부한 스토리를 지닌 영화만 제작해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인도 영화 ‘당갈(Dangal∙레슬링해요 아빠)’과 같이 대중이 함께 공감하는 영화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말했다.


▲ 최근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인도 영화 ‘당갈(Dangal∙레슬링해요 아빠)’




중국 최대의 미디어그룹인 화이브라더스의 왕중레이(王中磊) CEO는 “중국 영화 제작사는 관객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며 “관객은 더 이상 즐길 생각만 하는 ‘어린아이’가 아니라 뛰어난 감수성과 공감 능력을 지닌 ‘성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영화 산업의 불황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성숙한 관객의 눈높이에 맞게 영화의 퀄리티를 높이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봉황망코리아 차이나포커스] 권선아 기자 sun.k@ife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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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봉황망코리아 ㅣ 차이나포커스 https://goo.gl/LhYt5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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