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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發 중국이야기

1900만명의 발 된 ‘공유 자전거’에 중국 자본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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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베이징 시민들이 `모바이`의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중국인에게 공유 자전거는 이미 일상 속 깊이 파고 들었다.


[봉황망코리아 차이나포커스] ‘공유 자전거’는 지난 2년간 중국에서 급속도로 성장해 어느덧 일상으로 자리잡은 새로운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다. 쉽게 말해 모바일 앱 가입자가 근처 자전거를 검색해 사용한 후, 비치된 자전거를 다시 다른 가입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얼핏 한국의 공공 자전거 서비스와 유사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중국의 공유 자전거는 언제 어디서나 사용하거나 반납할 수 있다. 대여 및 반납 장소가 고정돼 있지 않다. 자전거를 검색하고, 잠금을 해제하고 비용을 지불하는 전 과정이 스마트폰으로 이뤄진다.

간편성과 신속성에 힘입은 이 서비스는 ‘오포(ofo)’의 샤오황처(小黄车), ‘모바이(摩拜, Mobai)’의 샤오홍처(小红车), ‘여우바이(优拜)’의 샤오뤼처(小绿车) 등 등장에 힘입어 폭발적으로 성장해 이제 중국의 거리 이곳 저곳을 오색깔 자전거로 메우고 있다. 황(黄), 홍(红), 뤼(绿)는 각각 노란색과 오렌지색, 파란색 자전거를 의미하며 회사에 따라 다른 색깔의 자전거를 운영한다고 보면 된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까지 중국의 공유 자전거 기업은 20개가 넘어섰으며, 자전거는 수 백만대에 사용자도 약 1900만명에 달한다. 

그렇다면 중국인들은 이 서비스의 성공 비결을 무엇이라고 볼까. 중국 관영 인민일보는 가장 큰 비결 중 하나가 바로 ‘고정관념의 타파’라고 지적했다.


▲ ofo의 `샤오황처`라 불리는 노란 자전거. `언제 어디서나` 세우고 탈 수 있는 모델로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의 공유 자전거


◇ 고정관념의 탈피, ‘언제 어디서나’가 가져온 위력 

사실 자전거를 대여하고 반납하는 데 가장 번거로운 일 중 하나는 지정된 장소를 이용하는 것이다. 중국의 공유 자전거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대여 및 반납 장소를 과감히 사용자 자율에 맡긴 것이다. 

ofo의 창업자 겸 CEO인 따이웨이(戴威)는 인민일보와 인터뷰에서 “베이징대학에 재학하는 4년간 5대의 자전거를 잃어버렸다”며 바로 이 점이 창업의 ‘시작’이 됐다고 전했다. ‘잃어버릴 염려 없는 자전거’를 ‘언제 어디서나’ 타거나 내릴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편리함에 대한 요구는 매우 크다. 이전에 많은 도시에서 공유 자전거를 발전시키려고 했지만 ‘자전거 거치대’ 즉 자전거 주차장의 제한과 수속 과정의 복잡함 등으로 사용자들의 불편을 야기했다. 따이웨이는 “혁신은 바로 ‘자전거 주차장을 없애고 고정관념을 깬 것”이라며 “자전거와 모바일의 결합 만으로 공유와 ‘무 주차장’을 실현해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언제 어디서나 자전거를 구하고 내릴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2015년 9월 ofo 플랫폼은 베이징대학교 교정에서 탄생했다. 사용자들은 휴대폰 앱으로 ofo 자전거의 ‘번호판’에 적힌 번호를 입력하면 바로 잠금해제 비밀번호를 알 수 있다. 잠금 해제 후 바로 타면 된다. 목적지에 다다르면 다시 잠금을 한다. 이때 ofo 플랫폼에는 사용자 휴대폰이 위치한 장소가 기록되며, 다음 사용자가 이 정보를 토대로 자전거를 사용할 수 있다. 

2016년 4월 또 다른 스타트업 모바이는 자전거 몸체에 GPS 칩을 내장시켰다. 일종의 사물인터넷 방식이다. 이 칩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으며 이동 거리와 사용 시간도 나온다. 사용자가 휴대폰으로 자전거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한 후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다 사용하고 난 후 다시 잠금을 하면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계산된 내역을 알려준다.

‘무(無) 주차장’이 공간의 한계를 넘어서면서 번거로움을 날려버린 것이다. 2년 전 인터넷으로 예약하는 자전거가 한창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새로운 서비스가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비판을 받아 신구 서비스가 대립하기도 했다. 

이 서비스가 중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 방향과 맞아 떨어졌던 것도 성공의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모바이의 왕샤오펑(王晓峰) CEO는 인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최근 베이징의 자전거 보유량이 약 900~1000만대에 이르는데 공유 자전거 70만 대면 7%에 불고한 것으로 교통 상황에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주창하는 ‘저탄소 에너지 절약 및 친환경 교통 수단’ 정책과도 맞아 떨어지면서 공유 자전거가 급속히 성장하는 중요한 동기가 됐다는 것이다. 

번거로움을 최대한 없앤 것도 주효했다. 왕샤오펑 CEO는 “순수하게 상업적으로 봤을 때 공유 자전거는 실명 인증이 필요 없으며 사용 프로세스가 복잡해질수록 사용자 성장 속도는 둔화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구잡이로 더럽히거나 고장 내 방치하는 등 사용상의 문제 등 때문에 사용자들이 이름과 신분증 번호 등 정보를 등록하게 했다. 

최근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비매너적인 사용자 역시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도시는 이미 적극적으로 나서서 좋은 서비스가 잘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나서고 있다. 선전시의 몇몇 부문은 일부 경로 상에 표준 규범에 맞춰 자전거를 세울 수 있도록 했으며, 상하이시 역시 조치를 했다.


▲ 베이징의 한 사용자가 모바이의 오렌지색 `샤오홍처`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다.

◇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구축 

‘이익’을 남기는 핵심은 자전거의 일 평균 사용량과 새로운 사용자의 증가 속도다. ‘1위안’,심지어 ’ 0.5위안’ 짜리 비즈니스가 돈을 벌 수 있을까? 란 의문에 비즈니스 모델이 답했다. 특히 타이밍이 절묘했다. 원가와 이익이 고려된 것은 물론이다. 중국에서는 초기 공유 자전거 서비스가 성숙하지 못해 차체가 무겁고 찾기도 어렵다는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왕샤오펑 CEO는 인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인터넷 시대에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결합된 상품이 등장하자 마자 완벽할 수는 없다”며 “어느정도 역할을 수행하면 운영 가능한 것이며, 이후 대규모로 사용되면 수정하고 최적화 시켜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요한 것은 결국 타이밍인 셈이다. 발걸음이 느려져서도 안된다. 인민일보는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공유 자전거들은 ‘공용’ 이라기 보다 ‘공유’에 가깝다”며 “자전거가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플랫폼 소유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ofo 설립 초기 모델은 ‘공유’의 본질에 가까웠으며 플랫폼에 올라온 1000여대의 자전거는 베이징대학교 학생과 교수들이 ‘공유하기 위해’ 직접 내놓은 자전거들이었다. 

하지만 초기 비즈니스 모델상으로는 확산 역량이 부족했고 발전 속도가 그리 빠르지는 않았다는 것이 웨이따이 CEO의 말이다. 개인이 내놓은 자전거가 플랫폼에 올라오니 색깔과 표식이 달라 찾기가 어려웠다. ‘확산 보급’ 시키는 데도 개인의 의향에 따라 제한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대량의 표준화된 자전거를 투입시킴으로써 사용 편의성을 높이고 사용 습관을 길들이는 데도 낫겠다고 판단하게 된 것이다. 

원가 관점에서 봤을 때, 자전거의 유지보수 비용과 보존 및 운영에 드는 일련의 비용 이외에, 하드웨어 원가 즉 공유 자전거의 자전거 비용이 관건이다. 일종의 ‘공공재’로 사용되려면 많은 사용자의 외출 수요를 만족시켜줘야 한다는 이념 하에 ofo는 ‘샤오황처’ 모델로 가장 대중화된 제품을 골라 자전거 제조사에서 대량으로 구매했다. 

모바이도 자전거를 고를 때 자전거 바퀴가 튼튼해야 하고 쉽게 펑크가 나면 안될 뿐더러 체인이 떨어져 나갈 우려가 없는 등으 여러가지를 고려했다. 모바이의 ‘샤오홍처’는 이를 위해 하드웨어 즉 자전거 몸체 값을 올려 잡았다. 이에 초기 대당 원가가 2000위안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향후 내려갔음에도 1000위안을 넘어선다. 물론 그 덕분 유지보수 원가는 비교적 낮은 편이다.

수익은 사용자의 ‘대여비’와 ‘보증금’으로 얻는다. 모바이 자전거 비용은 30분에 0.5위안이며, ofo는 1시간에 1위안 수준이다. 공유 자전거 기업은 통상 사용자 등록을 하지 않는 사용자로부터 99위안~299위안의 보증금을 받으며 이 보증금은 재무 투자 등에 쓰인다. ofo의 경우, 자전거 원가가 대당 400위안인데 통상 유지보수 운영 비용 원가는 자전거 원가의 10~20% 들며 사용 수명은 약 18개월이다. 추산하면 1대의 자전거가 1일 0.9위안 이상의 대여비만 벌어들이면 원가를 회수할 수 있다. 공유 자전거 서비스 기업의 수익 여부가 자전거 대당 일 평균 사용량과 새 사용자의 증가 속도에 좌우될 수 밖에 없다. 

상업적으로 봤을 때, 공유 자전거 기업은 아직 외부에 구체적으로 영업 및 재무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는다. 따이웨이 CEO와 인민일보 기자 인터뷰에 따르면 최근 ofo의 자전거 사용률이 비교적 높으며 매일 안정적인 이익을 실현하고 있다. 따이웨이 CEO는 “작년에는 이익을 내지 못했지만 2017년에는 반드시 이익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하드웨어 원가가 높은 모바이의 경우 최근 이익을 논하기에 아직 이르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사양 산업의 ‘재탄생’ 

불과 1년전 까지만 해도 공유 자전거 업계는 그리 주목 받지는 않았다. 하지만 다양한 자금이 쏟아 들어오면서 레드오션의 격랑 속으로 말려 들었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Ofo와 모바이는 이미 각각 시리즈 C, D 투자를 받았다. 여우바이 자전거는 3개월 내 시리즈3 투자를 받을 전망이며 이미 시리즈 A+ 투자를 받았다. 샤오밍처(小鸣单) 역시 시리즈B 투자를 받았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2016년 말까지 이 업계에 투자된 자금만 이미 30억 위안을 넘어섰다. 2014년과 2015년만 헤도 인터넷 창업 거품이 커서 일부 허상의 O2O 프로젝트가 있었지만 최근 자본의 투입이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거품을 걷어내면서 창업 기업의 가치를 반전시켰다. 

인민일보는 “‘기술’의 지원, ‘수요’란 지지대, ‘자본’의 투입이 이뤄지면서 삼각 편대를 갖춘 공유 자전거는 이제 더 커나갈 수 있는 공간이 생긴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 기업들은 스마트 잠금 장치 등이 가져다 주는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의미있는 데이터를 추출해 도시의 어떤 지역과 시기에 자전거를 배치하는 것이 나을지, 또 어떻게 수급 밸런스를 맞출지 등도 고민하고 있다. 

아직 발전의 여지가 많이 있다는 것이다. 해외 진출도 한다. 웨이따이 CEO는 인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중국이 인터넷 업계에서 이룬 선도적인 모델을 인도와 터키 등지에 퍼트리려고 하며 쉽게 자본 투자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ofo는 북미 시장과 유럽 시장 진출을 선언했으며 중국에서 온 ‘샤오황처’가 먼 바다를 건너 미국 실리콘밸리의 길거리에서 눈에 띌 수 있는 것이다. 

중국 공유 자전거 업체의 해외 진출은 계속될 예정이다. 법적인 문제와 언어 및 네비게이션, 지불 수단 등을 고려해 모바이도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봉황망 중한교류 채널] 유효정 기자 hjyoo@ife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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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봉황망코리아 ㅣ 차이나포커스 https://goo.gl/ZNyFU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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