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發 중국이야기

중국 드라마 속 숨은 주역, 연기를 `더빙`하다

반응형

[봉황망코리아 차이나포커스] 중국 드라마에서는 배우들만큼이나 없어서는 안 될 주역들이 있다. 바로 배우의 실제 목소리보다 더 배우의 외모와 연기력을 받쳐주는 성우들이다. 중국 신경보에서는 중국 다수 드라마에서 여주인공 목소리를 도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는 성우 지관린을 찾아 중국 성우들의 더빙 업무에 대해 보도했다.


▲ 사진출처 = 신경보


지관린은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싼셩싼스스리타오화(三生三世十里桃花)’, ‘나피엔싱쿵나피엔하이(那片星空那片海)’의 여주인공 목소리를 더빙했다. 얼마 전에 방송된 ‘구팡부즈샹(孤芳不自赏)’에서도 여주인공 안젤라베이비의 목소리를 맡아 연기를 펼친 자타가 공인하는 중국 최고의 성우 중 하나다.


▲ 사진출처 = 신경보


하루에 소화하는 녹음량에 대해 그녀는 “보통 하루에 드라마 8회분을 녹음하고 일주일이면 40부작 더빙을 끝낸다”고 대답했다. 그녀는 “이곳의 성우들은 일반적으로 낮 12시부터 더빙을 시작해 밤 12시까지 작업한다”며 “하루에 최소 3편은 반드시 녹음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가 늦게 끝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 사진출처 = 신경보


그녀는 녹음 환경이 예전보다 그나마 많이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4~5년 전만 해도 스무 명에 가까운 성우들이 녹음실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자기 순번이 오면 들어가서 녹음하고 끝나면 나오는 식으로 진행했다. 지금은 유명 성우의 경우 대부분 1인 녹음실을 사용한다. 한 사람이 들어가 모든 대사를 더빙하고 나오면 다음 사람이 들어가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일의 효율성이 늘어나다 보니 예전 같으면 3일 간 8회분을 녹음했지만 지금은 하루 만에 같은 분량을 녹음할 수 있다. 


▲ 사진출처 = 신경보


지관린은 주인공 역을 맡게 되면 대사가 많아 하루에 5~19회분을 녹음한다. 하지만 분량이 적은 배우의 경우 하루에 20회분을 녹음하는 게 보통이다. 하루 녹음 분량이 많다 보니 40부작 중편 드라마도 일주일이면 더빙이 끝나게 되는 것이다.


▲ 사진출처 = 신경보



그녀는 하루에 3회분밖에 녹음하지 못했던 때가 가장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그 때 그녀는 정오 12시부터 밤 9시까지 내내 녹음했지만 대사가 다른 드라마보다 훨씬 많아서 진도가 계속 밀렸다. 그녀는 이런 경우가 종종 있는데 하루 분량이 정해져 있는 성우들에게 이는 굉장히 무서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더빙 작업에 기억력을 가장 요하는지에 대해 그녀는 대사를 외울 필요는 없고 순간적으로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사전에 준비할 수 있도록 먼저 대본이나 화면을 성우에게 보여 주기도 하지만 드라마 유출이 걱정돼 사전에 대본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대본도 배우가 가진 것과 다른 대본을 받는다. 배우들은 대부분 상황이 자세히 적혀 있는 대본을 보는 반면 성우가 가진 대본엔 단순히 대사만 나열돼 있다. 배우는 입체적으로 인물 묘사를 해야 하지만 성우의 경우 배우가 묘사한 감정에만 충실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녀는 "성우는 대사를 외울 필요는 없지만 순간 기억력이 매우 뛰어나 더빙 중 두세 마디씩 외우고 녹음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드라마 더빙을 하면 방영 전 시청자들보다 미리 볼 수 있어서 주변에서 부러워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드라마 이름조차 모를 때가 많다”고 답했다. 성우는 더빙을 빠른 시간 내 끝내야 하므로 보통 자신이 맡은 배역과 관련된 장면만 볼 수 있다. 그녀는 “싼셩싼스스리타오화에서 중국 여배우 양미(杨幂)가 맡은 여주인공 역 더빙을 6일만에 끝냈지만 다른 인물에 대한 스토리는 전혀 모른다”면서 “또 내가 본 화면 속 배우들은 모두 천막이나 블루스크린 앞에서 연기를 하고 심지어 연출팀이나 와이어가 그대로 보여져 드라마를 제대로 감상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성우에게 가장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배우의 연기력이 부족할 때 더빙으로 감출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다. 이에 대해 그녀는 “발연기라면 아무리 유명한 성우가 더빙해도 살릴 수 없다”고 답했다.

그녀는 “많은 사람들이 더빙으로 배우들의 연기를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절대 불가능하다”며 “배우의 연기력이 기본 중 기본이고 성우는 단지 이를 보충해줄 뿐”이라고 설명했다. 


[봉황망 중한교류 채널] 권선아 기자 sun.k@ifeng.co.kr
[ⓒ 봉황망코리아미디어 & chinafocu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출처: 봉황망코리아 ㅣ 차이나포커스 https://goo.gl/EEvdKU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