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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發 중국이야기

중국 인터넷 카페에서 거래되는 분실 신분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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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두티에바에서 볼 수 있는 신분증 판매 정보. ⓒ 봉황망(凤凰网)

【봉황망코리아】 추효승 기자 = 신분증 분실 후 새로운 신분증으로 재발급 받았다면 안심해도 될까.

6일 봉황망(凤凰网)에 따르면 최근 중국 신화사(新华社)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신분증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새로운 신분증을 받았다고 해도 분실한 신분증의 기능이 상실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부 판매자들은 이 틈을 노려 바이두의 커뮤니티(카페) 서비스인 바이두티에바(百度贴吧)에서 50~300위안(약 8113원~4만8000원)에 신분증을 판매하면서 위법으로 돈을 벌고 있었다. 상품이 돼버린 신분증이 종종 불법적인 용도로 사용되면서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신분증 매매 정보 가득한 티에바

"85년생 이상 남성 신분증 삽니다”. 지난 11월 13일 한 사용자는 바이두티에바 내 ’산허따선바(三和大神吧)’에 신분증 구매를 희망한다는 글을 올렸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많은 판매자가 댓글에 연락처를 남겼고 이중 한사람은 "주하이(珠海)로 오시라. 50위안(약 8113원)에 팔겠다. 여러장 마음대로 골라도 된다”고 했다.

"신분증 잃어버려서 하나 사겠다”, ”25살 남성 신분증 구한다”. 티에바에는 이와 유사한 글들이 셀수 없이 많았다. 일부 사용자에게 신분증은 자유롭게 거래할 수는 상품이 돼버린 상황이다. 이들은 신분증을 잃어버린 후 바로 재발급 처리하지 않고 연령과 성별 심지어 용모 특징에 대한 글을 남긴 후 판매자의 댓글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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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두티에바에서 볼 수 있는 신분증 판매 정보. ⓒ 봉황망(凤凰网)

티에바의 룽화산허바(龙华三和吧) 구이양바(贵阳吧) 등의 커뮤니티에서도 유사한 게시글이 있다. ‘신분증 구매’ 키워드로 검색해본 결과 많은 판매자들은 감시를 피하기 위해 ‘어디서 신분증을 살 수 있을까’와 같은 글을 올리고 이 글에 직접 댓글을 남기는 방법으로 관련 정보가 노출되도록 하고 있다. 일부 계좌번호가 담긴 댓글들은 주저우(株洲) 사이버경찰의 요구로 삭제되기도 했다.

신화사 기자는 몇명의 판매자에게 신분증 가격을 문의 했다. 신분증 하나의 가격은 100~300위안(약 1만 6245원~4만8000원)이었다. 전문적으로 신분증을 거래하는 일부 판매자는 이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었으며 그 중 한 명은 "신분증 하나에 50위안(약 8122원)이고, 300위안(약 4만8000원)이면 은행카드나 휴대전화 유심카드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판매자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둥근 얼굴과 작은 눈 등의 용모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판매자는 사용자가 선택한 정보와 닮은 사람의 신분증을 선별해 택배나 오프라인 거래 방식으로 전달한다. 

◇ 분실 신분증, 어떤 용도로 쓰이나

판매자들은 거래에 쓰이는 신분증 대부분은 다른 곳에서 구입했거나 분실된 신분증을 직접 습득한 것이라고 했다. 한 판매자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신분증은 모두 예전에 일하던 곳에서 손님들이 분실한 것을 모아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분증의 사용처는 어디일까. 판매자에게 문의해보니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실제 한 사용자는 ‘푸양바’에 '피시방 개업 때문에 폐기된 18세 이상 신분증 3장 구한다'라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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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판매자들은 분실 신분증이 호텔 이용, 돈세탁에 사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봉황망(凤凰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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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판매자들은 분실 신분증이 호텔 이용, 돈세탁에 사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봉황망(凤凰网)

이외에도 판매자는 분실 신분증을 호텔에서 쓸 수 있다고 했다. 신분증 사진과 불일치해 의심을 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판매자는 "사람 얼굴은 모두 변한다. 최대한 비슷한 외모의 신분증을 고르고 큰 호텔에 가지만 않으면 괜찮다”고 답했다. 또한 판매자가 추천한 몇 개의 80년생 신분증은 온라인쇼핑몰과 기차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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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판매자들은 분실 신분증이 호텔 이용, 돈세탁에 사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봉황망(凤凰网)

또한 티에바에는 많은 사용자들이 올려 놓은 ‘인터넷 쇼핑몰을 개설하기 위해 신분증 여러장을 구한다’라는 글도 찾아볼 수 있다. 한 인터넷 쇼핑몰 직원은 "만약 인터넷 쇼핑몰에서 불법복제나 특허침해 상품을 팔다가 적발될 경우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타인의 신분증으로 등록하는 일이 있다. 쇼핑몰 명의로 대출을 받는 일도 있다”고 전했다.

올해 보도된 신분증 거래와 관련된 내용을 살펴본 결과 분실된 신분증은 다양한 용도로 여러 곳에서 사용되고 있었다. 앱으로 택시를 부르는 것이나 회사 등록 신청, 심지어 사기에 쓰이는 사례도 발견됐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신분증을 잃어버리면 다시 재발급 받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잃어버린 신분증은 아무 기능을 할 수 없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분실 신고된 신분증이라도 신분증의 전자 칩은 식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공안부(公安部) 제일연구소 증명서 기술부 관계자(第一研究所证件技术部相关人员)는 현재 관점에서 말하자면 분실 신고 후에도 분실된 신분증의 칩은 사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신분증 도용 대처 방안

저장대학(浙江大学) 광화 로스쿨(光华法学院) 부교수 가오옌동(高艳东)은 "2세대 신분증은 전자 비밀번호 등의 기능이 있지만 분실 신고 후 비밀번호를 바꾸는 방식으로 사용을 정지 시킬 수 없다. 관련 기술을 더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고 전했다.

저장카이왕 변호사사무소(浙江凯旺律师事务所) 변호사 차이샹난(蔡湘南)은 "현재 2세대 신분증은 불완전하다. 예를 들어 피시방이나 호텔에서 신분증으로 생년월일과 성별 등의 기본 정보를 알 수 있지만 신분증의 분실과 재발급 정보는 확인할 수 없다. 이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과 닮은 사람의 신분증을 구매하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이샹난은 "우선 기술적 허점을 가능한 해결하고 향후 3세대 신분증에는 지문 인식과 분실 신고 시스템을 추가하는 등 신분증의 보호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4월부터 중앙은행(央行)은 일부 지역에서 신분증 검증 업무를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은행은 인터넷 검증 시스템을 통해 신분증의 분실 여부, 효력 등을 확인할 수 있어 신분증의 유효성을 검증할 수 있다.

저장대학 공공 정책 연구원 객원 연구원(浙江大学公共政策研究院客座研究员) 샤쉐민(夏学民)은 "법률상 신분증 분실 신고 후 도용으로 인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신분증 주인은 법적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실제 상황에서 도용으로 인한 손실이 발생한 경우 이를 돌려 놓기까지 지불해야 할 대가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 시스템을 강화시키고 또한 철도 시스템, 은행, 인력 사회 보장, 혼인 신고, 교육 등에서 공안부의 호적신분증 정보관리 시스템을 통해 인터넷 네트워크 데이터와 비교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갱신하지 못하더라도 최소 매일 한번은 데이터를 갱신해 도용 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장카이왕 변호사사무소(浙江凯旺律师事务所) 변호사 차이샹난(蔡湘南)은 형법 제280조 제3항은 신원 증명에 사용할 수 있는 신분증, 여권, 사회보장카드, 면허증 등을 위조, 변조하거나 판매할 경우 3년 이하의 유기징역, 구금, 참정권 박탈, 벌금형 등의 처벌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사안이 중대할 경우 3년 이상 7년 이하의 징역과 벌금형에 처해진다고 설명했다.

chs@ife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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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봉황망코리아 차이나 포커스 http://chinafocus.co.kr/v2/view.php?no=29421&category=11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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