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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發 중국이야기

[라이프 앤] 격투기선수로 인생역전한 농민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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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망코리아 차이나포커스] '구이자오왕(鬼跤王, 레슬링 당수 귀신)'라고 불리는 야오훙강(姚红刚)은 팀에서 명실상부한 에이스다. 매번 경기 전 사촌 동생이 손으로 수온을 맞춰주면 야오 씨는 욕조에 들어가 수분배출을 한다. 이는 체중을 재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고통의 시간이다. 2009년 첫 경기가 1500위안(약 24만7680 원)이었는데 지금은 10만 위안(약 1651만2000원)으로 뛰었다. 지난 8년 동안 야오 씨는 자신의 주먹으로 인생 역전을 한 셈이다. 

야오 씨의 전성기는 늦은 편이다. 스물여덟 살에야 종합격투기(MMA: Mixed Martial Arts)에 입문했고 서른 살에 무조건 질 것으로 예상됐던 경기에서 승리해 무림 전설 밴텀(Bantamweight)급 선수 챔피언 벨트를 거머쥐었다. 그는 중국에서 글로벌 챔피언 벨트를 처음으로 가졌다. 


▲ 사진출처 = 봉황망


사진 속 WLF '쿵후의 왕' 경기에서 야오 씨는 두 팔을 흔들며 의기양양하게 입장하고 있다.


▲ 사진출처 = 봉황망


그는 항상 경기가 끝나면 지친 몸을 이끌고 베이쓰환(北四环) 주변의 청중춘(城中村)의 건재시장을 지나 집으로 돌아간다. 경기장 밖에서의 그는 '당수귀신'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8년 전부터 베이징을 떠돌아다니는 농민공이 된다.

하지만 그는 남들 보기에 힘들어 보이는 훈련을 하는 것이 즐겁다. 에어컨 설치 비수기일 때 야오 씨는 진딩쉔(金鼎轩)에 가서 야간버스를 탄다. 저녁 10시부터 아침 7시에 퇴근하고 나서 그는 자전거를 타고 쉬안우(宣武)체육학교에 가서 레슬링을 연습한다. 



▲ 사진출처 = 봉황망


지난 2015년 10월 야오 씨가 태국 푸켓 체육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아침 9시부터 정오까지,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야오 씨는 매일 훈련에 임했다.

야오 씨를 아는 사람들은 야오 씨를 처음 생각할 때 겸손하고 조용한 사람으로 떠올릴 뿐 레슬링을 떠올리지 않는다. 야오 씨는 "사람들은 나를 무예에 미친 농민공이라고 생각한다"며 “경기할 때만 사나워지고 맹렬해질 뿐”이라고 말했다.


▲ 사진출처 = 봉황망


M-1 경기에서 여러 차례 포효하고 있는 야오씨



▲ 사진출처 = 봉황망


M-1 경기에서 야오 씨는 상대선수 니키타•치스타코프와 격렬한 경기를 펼쳤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야오 씨는 성공적으로 우세를 점했고 2분 동안 상대 선수를 짓누르며 주먹으로 때렸다. 

심판은 야오 씨가 전체 경기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마지막에는 무승부를 외쳤다. 하지만 경기가 끝나고 심판은 복도에서 야오 씨한테 "당신이 이긴 것과 다름 없어"라고 말했다고 한다.

야오 씨가 자신의 꿈을 쫓는 동안 줄곧 오해와 질타에 시달렸다. 초기에 레슬링과 권법을 연마할 때 부모, 동네 사람들 모두 그를 뒷북 치는 사람으로 낙인 찍었다. 그들은 나이가 들어서 주먹질하는 것은 정말 무모한 짓이자 미래 또한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챔피언 벨트를 얻기까지 친척들의 질타는 끊이질 않았다. 한 번은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만난 그의할머니는 “위험하다며 다음부터 경기에 나가지 말고 코치가 되라”고 권유했다고 한다. 


▲ 사진출처 = 봉황망


하지만 그의 부모는 야오 씨가 중국에서 처음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 MMA 챔피언 벨트를 거머쥔 지난 2011년부터 생각이 바뀌었다. 또한 야오 씨의 둘째 남동생은 줄곧 형을 자랑스럽게 여겨왔다. 그의 집에는 야오 씨의 가장 중요했던 경기 사진이 붙어 있다.



▲ 사진출처 = 봉황망


야오 씨는 장남이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를 대신해 가장 역할을 해왔다. 고향을 떠난 지 오래됐지만, 농촌생활은 낯설지 않다. 그는 경기를 마치고 돌아와서 궂은일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고통스러운 일은 매번 경기 전에 수분 배출하는 것이다. MMA 선수는 일반적으로 경기 전 40일 동안 배고픔에 시달리면서 체중조절을 한다. 다이어트 복을 입고 땀을 내면서 자신의 체중을 감량한다. 

만약 기준치를 훨씬 넘어서면 다이어트 복을 입고 달리거나 사우나에 가서 땀을 배출한다. 그러면 탈수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 사진출처 = 봉황망


욕조에 뜨거운 물을 부은 다음 야오 씨가 들어가 이를 악물고 십여 분 동안 몸을 담그고 있다.


▲ 사진출처 = 봉황망


야오 씨는 70kg이다. 이번 61kg급 경기에 도전하기 위해 한 달 전부터 체중감량에 돌입했다. 식단조절을 해서 65kg까지 감량했으며 남은 4kg은 경기 전에 수분을 배출해 줄여야 한다.

야오 씨는 모든 열정을 일에 쏟아 붓느라 가정에는 소홀히 했다. 선전에서 일하는 그의 아내는 야오 씨의 MMA 사랑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야오 씨가 자기 일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나중에는 이혼청구서를 내밀기도 했다”고 말했다. 


▲ 사진출처 = 봉황망


학교 앞에 야오 씨가 아들의 입 주변에 묻은 밥을 떼어주고 있다.

어렸을 때 무술의 꿈을 꾼 야오 씨는 자신만의 노력으로 한 걸음 한 걸음씩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 현재 그는 고향에 있는 청소년들의 본보기로 떠올랐다.

야오 씨의 피와 땀은 자신처럼 무술을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베이징에서 체육관을 차린 그는 앞으로 더 많은 젊은 MMA 선수들이 중국에서 나와 세계로 나가길 바란다. 


▲ 사진출처 = 봉황망



푸켓 카타비치에서 야오 씨가 “드디어 바다를 봤어"라고 외치고 있다. 

[봉황망 중한교류 채널] 최예지 기자 rz@ife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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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봉황망코리아 ㅣ 차이나포커스 https://goo.gl/hbgbV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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