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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發 중국이야기

철들지 않는 억만장자, 창펑(长峰) 그룹 퉁진취안 회장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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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망코리아 차이나포커스] “상하이 디즈니랜드보다 4배 큰 유원지를 건설하겠다.”

수많은 기업가들이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론칭하는 시대. 하지만 한때 포브스가 선정한 중국 부자 순위 21위에 올랐던 억만장자 퉁진취안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 사진출처 = 창펑집단(长峰集团)


‘라오퉁’(老童, 어른아이)라고 불리는 것을 좋아하는 육순이 넘은 이 비즈니스맨은 20 위안으로 자수성가한 퉁진취안. 그가 설립한 창펑 그룹은 유명하진 않지만 계열사인 룽즈멍(龙之梦)이라는 브랜드는 널리 알려져 있다. 룽즈멍 브랜드를 호텔과 쇼핑 센터 등의 업종에서 성공적으로 육성한 한 그는 환갑이 되던 해에 여행 관광단지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난타이후(南太湖) 부근의 1만1600묘 토지에 200억 위안을 투자해서 호텔, 극장, 올드 타운, 야생 동물원, 씨 월드, 서커스 시티, 분재 공원, 테마 공원, 컨벤션 센터, 습지 공원, 타이후 약사도량(药师道场) 등 업종이 일체화된 여행 관광단지 ‘타이후 룽즈멍 유원지’를 건설하려는 것. 타이후 룽즈멍 유원지가 모두 완공되면 총 면적이 23.48㎢에 이르며 그 규모는 상하이 디즈니랜드의 4배를 훌쩍 넘는다.


▲ 왼쪽부터 상하이룽즈멍호텔, 상하이룽즈멍완리호텔, 상하이룽즈멍쇼핑센터 / 사진출처 = 창펑집단(长峰集团)


1년 전 착공을 시작한 타이후 룽즈멍 유원지는 400개 건설 공사 현장이 3.5km 길이의 주 도로 양변에 펼쳐져 있다. 제일재경(第一财经)과의 인터뷰에서 퉁진취안 회장은 공사 상황 안내에 앞서 지난 50년 간 창업했던 과정이 기록된 대바구니, 트렁크, 기계 제어 콘솔 등을 내놓았다.

모든 물건에는 쪽지가 붙어 있었다. 대나무 바구니에는 “1968~1970년, 라오퉁 13~15세, 자본 20~50위안” 등의 글자가 쓰여 있었고 꿀벌 상자에는 “1970~1979년, 라오퉁 15~20세, 자본금 50~5만 위안”, 스포츠용품 상자에는 “1980~1992년, 라오퉁 25~37세, 자본금 5만~400만 위안”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는 또 물건이 가득한 상자를 뒤지더니 수십 년 동안 사업을 하면서 친필로 기록한 장부 하나를 꺼냈다. 한 끼 식사에 무엇을 먹고 얼마를 썼는지부터 스포츠용품 거래의 수량과 금액 등을 모두 빠짐없이 기록해 놓았다. 지난 50여 년 동안 조금씩 조금씩 모아온 돈이 오늘날의 억만장자인 퉁진취안을 있게 한 것이다.

◇ 20 위안으로 자수성가한 억만장자 퉁진취안

1955년 퉁진취안은 장쑤성 치동시(启东市) 장샤촌(江夏村)의 상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현지에서 잡화점을 열었으며 양초 가공도 했다. 하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지자 그는 초등학교를 5학년까지만 다녔다. 그러던 중 퉁진취안은 부모가 준 20위안으로 자신의 첫 사업을 시작했는데 견습생도 하고 죽세공을 배우기도 했다. 1년 반이 지난 후 퉁진취안은 순이익 50위안을 벌었다. 이처럼 사업적 수완이 뛰어났던 퉁진취안은 9년 동안 양봉업에 종사해 5만 위안을 벌은 후 공장을 세우기 시작했다.

1980년대 말 퉁진취안은 난퉁신젠(南通鑫建) 스포츠 용품 유한회사를 설립했다. 13년 동안 600여 명의 종업원을 가진 규모로 발전했고 생산한 스포츠 용품의 전국 시장 점유율은 5%에 도달했으며 400만 위안의 자본 적립을 달성했다. 이 400만 위안의 자본으로 그는 부동산 분야에 진출했다. 

1992년 초 퉁진취안은 상하이로 와서 주택 매매를 통해 2000여 만 위안을 벌어들였다. 1994년 6월3일 상하이 창펑 부동산 회사를 설립했다. 1993년~2001년 그는 상하이의 구도심 개조 사업에 참여해 8년 동안 317.3만m2의 상업 용지를 개발했다.

2011년 중국 부동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던 시기 퉁진취안은 실물 상업 용지 사업을 중단하고 그룹의 미래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는 상업 용지는 장래 전망이 여전히 밝지만 일부 지역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에 일단 부지를 잘못 선택하면 경영을 하기 매우 힘들 것이라 판단했다.


▲ 사진출처 = 창펑집단(长峰集团)



상하이 중산공원 지하철 위에 세운 룽즈멍 종합시설은 퉁진취안 회장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종합 시설은 호텔과 대형 쇼핑 센터로 이뤄져 있으며 지하철 2~4호선과 연결돼 있다. 그는 이곳에서 매년 10억 위안에 가까운 이윤을 올리고 있다. 

복합상업시설 모델은 현재 상하이와 베이징에서 상당히 유행하고 있지만 20여 년 전에는 흔치 않았다. 복합상업시설 건설 경험이 없었던 그는 여러 해 춘제 기간에 일본에 가서 반복적으로 지하철을 탔다. 지하철을 타면서 일본 지하철 환승역과 주변의 상업 시설을 어떻게 건설했는지 자세하게 관찰했다. 그는 귀국 후 상하이 카이쉔루(凯旋路)와 창닝루(长宁路) 교차점에서 분당 교통량과 사람들의 흐름을 조사했다. 

사소한 부분을 중시하는 그의 신념을 바탕으로 모든 일에 자신이 직접 나서서 실천하고, 업계에서 가장 성공한 회사를 벤치마킹해 모든 사업의 정수를 이해한 것은 그가 오늘날의 성과를 이룩한 밑바탕이 됐다.

여러 해 동안 퉁진취안 회장을 수행했던 창펑 그룹의 딩중윈(丁忠云) 부총재는 “회사의 모든 신 사업 계획 건설 초기에 퉁진취안 회장은 일의 대소를 구분하지 않고 직접 참여했다”며 “하지만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른 후에는 부하 직원들이 관리하도록 맡겨놓고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단지 정기적인 검사와 보고를 통해 사업의 운영 상황을 이해하고 뒤에서 부하 직원들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거나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상황을 통제하는 역할만 했다. 

딩중윈 부총재는 “퉁진취안 회장은 회사 내에서 절대적인 위신을 갖고 있기 때문에 판단을 믿고 따른다”며 “앞에서 끌고 가는 것이 아닌 뒤에서 컨트롤 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 집행 과정에서 일어나는 실수를 줄이고 신속히 일을 진행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퉁진취안 회장은 “제각기 돈을 버는 방법이 있지만 어떤 업종을 막론하고 원리는 모두 같다”며 “그것은 바로 인간성에 부합되는 원리”라고 솔직히 말했다.

창펑 그룹의 딩중윈(丁忠云) 부총재는 “현재 상하이의 룽즈멍 쇼핑센터 3곳은 매일 약 50만여 명이 이용하고 있는데 이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며 “퉁 회장은 반드시 교통 중심지를 선택할 것을 강조한다”고 전했다.

이어 “상하이 중산 공원 룽즈멍과 홍커우(虹口) 룽즈멍 쇼핑센터는 지하철, 버스 정류장과 연결돼 있어서 사람들의 흐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교통 중심지에 가면 룽즈멍 쇼핑센터에 들를 가능성이 농후한데 이 모든 것이 사람들의 유동 방향을 고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일의 크고 작음 논하지 않는 일 중독자

이미 3년이 된 사무실의 대형 스크린 4개에서 각종 데이터와 조사 연구 자료를 능숙하게 찾아내고 사업 계획과 전망을 자신감 있게 설명하는 퉁진취안 회장은 사업 얘기만 나오면 눈에서 빛이 난다.

평소 소박한 생활을 고수하는 퉁진취안 회장은 업무 방면에서는 결단성 있고 방법을 중시한다. 또한 일 처리가 단호하고 신속하며 일의 대소를 가리지 않는다. 

퉁진취안 회장은 제일재경과의 인터뷰에서 “천먀오린(陈妙林) 카이위안(开元) 그룹 회장과는 친구 사이인데 2년 전에 천 회장이 나한테 호텔 짓기에 좋은 곳이 있다고 소개해 창싱(长兴) 휴양 관광지에 시찰을 가게 됐다”며 “산수가 아름다운 곳에 호텔을 건설해도 좋겠지만 대형 여행 복합 단지를 건설하면 더 좋겠다고 생각해 담당자와 상담을 했다”고 말했다.

퉁진취안 회장은 세간의 이목을 피하기 때문에 창싱현 현지 사람들은 그가 누구인지 몰랐다. 창싱현 관리들도 큰 기업 회장이 직접 와서 현지 여행업에 거액을 투자하겠다고 했을 때 반신반의했다.

창싱 타이후 휴양 관광지 관리 위원회 청런구이(成仁贵) 서기는 “처음에는 창펑 그룹이 어떤 회사이고 퉁진취안 회장이 어떤 사람인지도 몰랐다”며 “단지 이 사람이 200억 위안을 이곳에 투자하겠다고 했을 때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더구나 집 한 채도 제공할 필요도 없다니 정말 믿어지지가 않았다”며 “나중에 룽즈멍이라는 브랜드를 들은 후에야 모든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창싱현 위원회 선전부 관련 책임자 장샤오송(张啸松)은 “창펑 그룹과 협력을 하는 과정에서 퉁 회장이 매우 실속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계획대로 진행하고 일의 크고 작음도 가리지 않는다. 자재 구매에서부터 큰 방향을 정하는 것까지 모든 부분을 퉁 회장이 직접 챙긴다”고 귀띔했다. 

퉁진취안 회장은 동물원과 관련된 업종에 한 번도 발을 들여 놓은 적이 없지만 동물 관리에 매일 신경을 써서 준비 중이다. 그는 사무실 스크린에 있는 각종 원숭이들 사진을 가리키면서 원숭이들의 차이가 크지만 그 차이를 잘 이해하면 복잡하지 않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퉁 회장은 “원숭이에게 적합한 온도, 먹이, 원숭이의 출생지, 공급지 등의 정보를 잘 기록하고, 식단과 습관 및 어떻게 우리를 지을 것인지 등을 잘 이해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업무를 구체적으로 진행하는 사람이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퉁 회장은 어떻게 이렇게 많은 시간과 체력을 써가면서 모든 업무를 직접 챙기는지 궁금해한다. 이런 의문에 대해 퉁 회장은 “나에게 남은 시간은 아직 많다”고 말한다.


[봉황망 중한교류 채널] 권선아 기자 sun.k@ife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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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봉황망코리아 ㅣ 차이나포커스 https://goo.gl/QtKCj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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