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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發 중국이야기

중국 엘리베이터에 광고의 대가, 장난춘 펀중미디어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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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엘리베이터 광고 95% 이상이 바로 장난춘(江南春)이 대표를 맡고 있는 펀중(分众)미디어가 제작한 것이다. ⓒ 봉황망(凤凰网)




백화점, CBD(중심업무지), 쇼핑센터 등 중국의 각 대형 건축물들의 엘리베이터 입구를 보면 부착된 액정스크린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액정스크린을 통해 방영되는 내용들은 광고들뿐이지만 사람들에게는 나름대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심어준다. 중국의 이 같은 엘리베이터 광고 95% 이상이 바로 장난춘(江南春)이 대표를 맡고 있는 펀중(分众)미디어가 제작한 것들이다. 십여 년 전만 해도 펀중미디어는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회사에 불과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이미 어디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대중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 시인에서 CEO가 되기까지

1973년 3월 장난춘은 상하이의 평범한 샐러리맨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친은 회계사였고 모친은 작은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어떤 이들은 장난춘(강남의 봄)이라는 그의 이름이 배우 시적으라고 느끼며 학자 가문일 것으로 추측했다 실제로 그가 이 같은 이름을 갖게 된 이유는 집이 남향이고 봄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름과 상관없이 그의 스승들은 어려서부터 문학적 소질이 풍부했던 그에게 많은 기대를 가졌다. 어린 시절 그는 뛰어난 작문 실력으로 무수히 많이 상을 받았으며 상하이 중학생 작문대회에서 일등상을 탔다. 덕분에 그는 화동사범대학교 중문과에 특별추천으로 입학할 수 있었다.

1991년 초 화동사범대학교에 입학한 그는 빼어난 글재주를 지닌 진취적인 문학청년으로 시인들의 문학단체인 ‘샤위스셔(下雨诗社)’의 회장을 맡았다. 그는 항상 인민복 차림에 흰 스카프를 두른 대만 유명 작가 ‘경요(琼瑶∙치옹야오)’의 작품 속 남자주인공 스타일을 고수했다. 그런데 어느 날 그가 캠퍼스 무도회에서 만난 한 여학생에게 자신을 시인이라고 소개하며 함께 춤을 추자고 청했을 때 그 여학생은 "시인이나 가난뱅이나 다를 게 뭔가요?”라고 말하며 매몰차게 거절했다.

그녀의 말은 그의 세계관을 완전히 바꾸고 새 깨달음을 가져다 줬다. 이때부터 그는 절대로 자신을 시인이라고 소개하지 않았다. 시대의 흐름을 따르기 시작했고 광고를 전공하게 됐다.

1994년 대학 졸업 전 그는 우시(无锡)의 시정 프로젝트 옥외광고 사업에 참여해 50만 위안의 수입을 벌었다. 이로써 그의 인생에 있어서 최초의 사업 밑천이 만들어졌다. 대학 졸업 후 그는 융이(永怡)광고회사 총경리를 역임했으며 상하이의 IT, 인터넷광고업계에서 굵직한 사업을 수주했다. 이때부터 그는 광고업계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 창업을 위한 역발상


▲ 펀중미디어는 주류층이 반드시 매일 통과해야 하는 관문인 아파트, 오피스빌딩의 엘리베이터라는 밀폐된 공간을 독점하면서 소비자들이 보지 않을 수 업슨 방식의 광고를 전달하게 됐고 광고주들 사이에서 빠르게 인정 받았다. ⓒ 봉황망(凤凰网)



2000년 인터넷업계의 거품이 꺼지면서 그에게도 어려움이 닥쳐왔다. 수많은 인터넷업체들이 도산하면서 그에게 광고를 의뢰하는 고객들이 모두 자취를 감췄다. 당연히 수입도 대폭 줄었다. 당초에 금액이 작은 광고는 수주하지 않았던 그였지만 회사의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식당 광고에까지 매달리기 시작했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 오랜 친구였던 천톈차오(陈天桥)에게 자문을 구했다. 천톈차오는 이전에 네티즌들의 사이버 애완동물을 취급하는 조그만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했었는데 당시 장난춘에게 광고를 의뢰한 적이 있었다. 당시 천톈차오는 한국의 온라인게임 미르의 전설 에이전트 업무도 하고 있었는데 그때만 해도 온라인 게임사업에 발을 들인 사람들이 거의 없어서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천톈차오와의 진솔한 대화를 통해 그는 친구의 성공 요인이 바로 주류에서 벗어난 이른바 ‘역발상’에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자신도 이제껏 남들이 해보지 않은 것에 과감히 모험을 걸어보기로 결심했다. 그는 "만약 당신의 비즈니스 모델이 다른 사람과 같다면 그들과 별다른 차별화 없이 경쟁을 해야 하고 그러면 영원히 대박을 터뜨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포커스를 역발상에 맞춘 장난춘은 회사의 미래를 위해 두 가지 방향을 설정했다. 하나는 다른 업계에서 모두 매달리고 있는 매스미디어를 하지 않고 고객을 차별화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콘텐츠 위주의 사업을 하지 않고 루트를 최우선시 하는 것이다.

2002년 초 어느 날 장난춘은 많은 인파 속에서 타이핑양(太平洋)백화점의 엘리베이터 입구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들 특별히 하는 일 없이 막연히 엘리베이터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멍하니 엘리베이터 입구에 붙은 광고포스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도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멍하니 광고포스터를 보다가 돌연 머리를 스치는 게 있었다. 그것은 바로 엘리베이터 광고사업이었다. 

그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엘리베이터 광고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새 사업 모델이라고 판단했다.



▲ 펀중미디어는 주류층이 반드시 매일 통과해야 하는 관문인 아파트, 오피스빌딩의 엘리베이터라는 밀폐된 공간을 독점하면서 소비자들이 보지 않을 수 업슨 방식의 광고를 전달하게 됐고 광고주들 사이에서 빠르게 인정 받았다. ⓒ 봉황망(凤凰网)




첫째, 백화점과 오피스빌딩을 드나드는 사람들은 대부분 화이트칼라로 소득과 소비 수준이 모두 높다. 둘째, 엘리베이터 광고는 이른바 강제성이 있는데 엘리베이터를 기다려야 하는 무료한 시간에 반드시 보게 되는 것이다. 셋째, 상하이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다층건물이 부지기수로 많아 시장 공간이 크다. 넷째, 당시에 이 사업을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따라서 일단 선점하기만 하면 다른 경쟁자들과 차별화를 부각시킬 수 있다. 다섯째, 당시 엘리베이터 광고의 수준이 매우 낮아 만약 액정스크린으로 교체해서 광고를 한다면 경쟁상대를 압도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들을 따져보고 진지하게 각종 세세한 광고분야를 고려해 본 후에 장난춘은 2003년 펀중미디어를 창립해 엘리베이터광고에 올인했다. 그 결과 펀중미디어는 주류층이 반드시 매일 통과해야 하는 관문인 아파트, 오피스빌딩의 엘리베이터라는 밀폐된 공간을 독점하면서 소비자들이 보지 않을 수 업슨 방식의 광고를 전달하게 됐고 광고주들 사이에서 빠르게 인정 받았다.

불과 2년 뒤 펀중미디어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펀중미디어의 창업자 겸 CEO 장난춘은 나스닥의 개장 벨을 울린 최초의 중국 기업가가 됐다.

◇ "미래 닥쳐올 변화를 냉정히 관찰하라”

모바일 인터넷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대부분의 기업들도 크든 작든 영향을 받게 됐다. 장난춘의 펀중미디어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는 "펀중미디어는 소비자들의 무료한 시간을 활용해 발전한 기업이다. 그런데 휴대전화가 생기면서 사람들이 엘리베이터에서 무료함을 계속 느낄까?”라고 고민했다.

몇 년 전 펀중미디어는 Q카드를 발행했다. 이는 고객들이 휴대전화와 연동된 카드다. 소비자들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쿠폰광고를 볼 때 Q카드를 스캐닝해서 쿠폰을 요청하면 쿠폰이 메시지를 통해 고객의 휴대전화에 전달된다. 또한 LBS 애플리케이션(APP), 와이파이 기기 등 각종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제품도 출시했다. 펀중미디어는 이러한 방식들을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연동을 실현하고 최종적으로는 광고단말기와 소비단말기에 진출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모든 사업들이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어떤 경우에는 막대한 자금만 소모된 경우도 있었다.

장난춘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펀중미디어 업무에 대해 분석했고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를 놀라게 한 것은 펀중미디어의 자산과 경쟁력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고공 행진했다.

그는 "엘리베이터는 보통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는다. 그래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게 쉽지 않다”고 전했다. 덕분에 엘리베이터 입구라는 장소는 다른 미디어 방식에 비해 큰 영향을 받지 않았던 것이다. 광고주의 주문 상황을 살펴보면 지난 3년간 펀중미디어의 광고 수주는 지속적으로 20% 증가율을 기록했다. 연간 영업수익은 100억 위안을 돌파했다.

"변하지 않는 것에 도전하고 거대한 변화에 대처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어 "타격을 입었을 때 먼저 자산에 변화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만약 자산에 큰 변화가 없는데도 쓸데없는 변화에 편승하려 하면 오히려 쉽게 회사의 기반을 잃게 된다”고 덧붙였다.

제휴매체 중국 ‘금교(金桥)’ 정리: 권선아 중국 전문 기자 sun.k@ifeng.co.kr 

 출처: 봉황망코리아 ㅣ 차이나포커스 https://goo.gl/pXY5Y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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