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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發 중국이야기

中 농촌 아동의 절반, 인지 능력 ‘평균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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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봉황망(凤凰网)


[봉황망코리아 차이나포커스] 중국에서 가난에 허덕이는 농촌 아동 중 절반이 인지 능력 저하를 보이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이 추진한 ‘농촌교육 행동 프로젝트(Rural Education Action Project, REAP)’의 산시성(陕西省) 조사 결과에 따르면 빈곤 지역에서 사는 아동의 인지능력 발달 수준이 국제적 평균에 크게 못 미쳤다.

스탠퍼드 대학 연구팀은 지난 2013~2015년 중국 농촌에 거주하는 아동을 대상으로 인지 수준 연구 조사를 실시했다. 이 연구는 산시성(陕西省) 174개의 향(乡)과 351개의 진(镇)에서 사는 6~30개월 영유아 1808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중국 최대 규모의 베일리 영유아 발달검사(Bayley Scale of Infant Development)다. 

베일리 영유아 발달 검사는 아동의 조기 발전 정도를 평가하는 국제적인 검사다. 이 검사에서 지능 발달 지수가 84점보다 낮으면 인지 발달 수준이 평균을 밑도는 것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인지 발달이 뒤처진 비율은 15.87%다. 


▲ 사진출처 = 봉황망(凤凰网)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국 산시성에 사는 18~24개월 된 유아 중 인지 발달이 뒤처진 유아 비율는 41%에 달했다. 25~30개월 된 유아는 55%에 육박했다. 도시와 부유 농촌에 사는 아동의 경우 15% 정도만 인지 발달이 뒤떨어지는 것에 비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2015년 REAP은 허베이(河北) 농촌 지역에서 제 2차 베일리 영아 발달 검사를 실시했다. 베이징에서 불과 두 시간 거리인 이곳에 거주하는 아동 중 55%가 인지 능력이 부족했다. 윈난(云南) 변방 지역에서는 60%가 넘는 아동이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빈곤 지역 아동의 인지 능력이 뒤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제는 양육 방법이다. 산시사범대학 교육 실험 경제 연구소 위에아이(岳爱) 교수는 제일재경(第一财经)과 인터뷰에서 “농촌 부모들도 자녀를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하지만 자녀와 소통하고 책을 읽어주는 등 인지 학습을 도와주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조사에 따르면 보호자 중 39.2%만이 조사 전날 아이와 함께 놀아줬으며 아이에게 책을 읽어준 비율은 12.6%에 불과했다.


▲ 사진출처 = 봉황망(凤凰网)



부모와 함께 있는 시간이 부족할수록 유아의 인지 능력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다. REAP의 연구 샘플 중 약 40%의 유아는 부모 이외의 사람이 돌보고 있었다. 할머니가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보호자였다. 유수 아동(부모가 도시로 돈 벌러 나가고 고향에 남겨진 아이)의 40%는 18개월이 되기 전에 부모와 헤어진다. ‘2016 중국 유동인구 발전 보고’에 따르면 중국의 유수 아동은 6100만 명에 달한다. 이 아이들은 가족의 정이 결핍된 데다가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인지 능력이 취약한 아동의 수가 중국 노동력 시장에 영향을 미칠 만큼 급증하고 있지만 정부가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스코트 로젤(Scott Rozelle) 교수는 “40년 전에는 지적 발달이 늦은 농촌 아이들이 성인이 된 후에도 고향을 떠나지 않고 농사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과학기술의 발전을 따라 도시화가 진행되고 농촌 지역에서도 지능을 요하는 일자리 비중이 커지면서 이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농촌 아동의 인지 능력 저하 문제는 줄곧 과소평가돼 왔지만 중국 사회의 코앞에 놓인 거대한 위기”라며 “머잖은 미래의 인력 자본 수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중산층을 확대하는 데에도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발전 연구재단의 루마이(卢迈) 사무총장도 빈곤 지역에 고립돼 사회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아동에 대해 깊이 우려했다. 그는 “중국의 1200만 아동이 절대적 빈곤에, 2880만 아동이 상대적 빈곤에 놓여있다”며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개입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밝혔다.

빈곤 농촌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풍족한 농촌과 도시 외곽 지역에 사는 1000만명 가량의 아동도 영양이 부족하고 지적 능력이 뒤떨어진 상태에서 생후 1000일을 보낸다. 베이징 사범대학 중국 소득분배 연구원의 리스(李实) 원장은 “정부가 무리하게 도시화를 추진하면서 농촌 지역에 수많은 유수 아동이 생겨났다”며 “아동 발육 초기부터 정부가 적극 나서 이들을 보호해야 하고 최소한 부모가 아이의 곁을 떠나지 않더라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 만큼의 보장은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봉황망코리아 차이나포커스] 권선아 기자 sun.k@ife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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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봉황망코리아 ㅣ 차이나포커스 https://goo.gl/8DWaz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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