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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진강 강변에 산처럼 쌓인 재첩 껍질 / 사진출처 = 매일경제



봄은 바람결에 실려 온다. 약간은 비릿한 강물냄새와 향긋한 꽃 향기가 어우러져 봄 냄새가 진동하고 사그락사그락 소리도 난다. 귀가 쫑긋해진다.



▲ 매화꽃 만발한 섬진강변 / 사진출처 = 매일경제



▲ 재첩국 한상 / 사진출처 = 매일경제



자욱한 물안개, 악양 들판의 웃자란 보리 싹과 콤콤한 두엄 내음, 바람에 사각거리는 대숲과 강변 백사장 위로 내려앉는 해거름…. 붉디붉은 동백이 화려한 자태로 유혹하고 그 기운을 이어받은 산수유와 매화꽃이 피고 지고 또 흩날린다. 그러고 보면 한반도의 봄은 섬진강을 따라 올라오는 것 같다. 길고도 꾸불텅한 물길을 따라 한 발자국씩 말이다.


섬진강에 봄이 찾아오면 강가 사람들은 재첩을 잡는다. 물옷이라 부르는 몸 장화를 갖춰 입고 물때에 맞춰 강으로 나간다. 쇠로 만든 부채꼴의 망태기에 기다란 나무 막대 손잡이가 달린 ‘거랭이’를 들고 발 굵은 체 ‘아미’를 들고 플라스틱 소쿠리도 챙긴다.


▲ 섬진강을 따라 피는 봄꽃 / 사진출처 = 매일경제


▲ 구례 계곡에서 떠내려오는 산수유 꽃 / 사진출처 = 매일경제


 ◆ 강조개라는 뜻의 갱조개는 재첩의 방언


고운 모래가 많아 모래가람, 다사강, 두치강이라 불리기도 했던 섬진강. 속이 다 들여다보이도록 맑은 섬진강 강바닥 모래를 거랭이로 긁어 물에 띄운 소쿠리에 쏟아 붓는다. 조리로 쌀을 일듯 소쿠리로 강물을 일어 모래는 버리고 재첩만 남긴다. 다시 그 재첩을 아미로 걸러, 작은 것은 강으로 돌려보내고 취할 것만 취한다.

모래가 많은 진흙바닥에서 서식하는 민물조개 재첩은 물 맑은 1급수에서 사는데 번식력이 왕성해 하룻밤 사이에 3대손을 볼 정도로 첩을 많이 거느린다 하여 ‘재첩’이라 부른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한국 사람에게 재첩국은 최고의 해장국이자 춘곤증 극복음식이고 불끈 불끈 힘을 내주는 보양 음식이다. 일조량이 길어지고 활동량이 많아지는 봄이 되어 활력은 고사하고 간 기능뿐 아니라 면역력도 떨어지니 간장에 좋은 타우린 성분과 비타민, 미네랄이 들어있는 섬진강 재첩이 특히 필요하다. 맑고 깨끗한 섬진강에서 자라는 재첩이야말로 봄의 싱그러움이요, 간의 회복과 피로 회복 그리고 춘곤증 예방을 위해 자연이 준 귀한 보물이다.



▲ 재첩을 키워내는 섬진강 / 사진출처 = 매일경제



 아~ 좋다를 연발하게 되는 재첩국


엄지 손톱만한 재첩을 경남 하동 어르신들은 ‘갱조개’라 한다. '강조개'라는 뜻으로 하동에서 불리는 방언(方言)인데 섬진강 줄기를 따라 재첩요리집들이 좌우로 늘어서 있다. 투박한 뚝배기에 담긴 뽀얀 재첩국을 한 숟가락 떠먹으면 ‘시원~하다’는 감탄사가 절로 튀어나온다. 재첩국 위에 쫑쫑 썬 부추가 연못 위의 꽃잎처럼 춤을 추듯 뱅글뱅글 돈다. 엄마 젖처럼 뽀얀 국을 마시며 ‘아, 좋다’를 연발하게 된다. 그런 아버지를 보며 자란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 자신도 모르게 ‘아, 좋다’를 되뇌게 될 터이니 ‘섬진강이 남도의 젖줄’임이 확실하다.

맞은 편 사람은 재첩 비빔밥을 먹는다. 색색의 야채가 얹히고 재첩 속살이 다글 다글 올라오고 그 위에 빨간 고추장이 올려진 모양에 군침이 꿀꺽꿀꺽 넘어간다. 재첩회무침은 야채에 초고추장 양념을 해 매콤달콤새콤하게 요리한 것이고 재첩전은 부추 등의 야채와 함께 삶은 재첩을 넣어 부친 것이다.

재첩으로 차린 한 상이 전하는 황홀한 봄맛에 빠져보자.



▲ 재첩비빔밥 / 사진출처 = 매일경제



▲ 눈꽃처럼 매화꽃잎이 흩날리는 광경 / 사진출처 = 매일경제




▲ 토지의 배경인 최참판댁 / 사진출처 = 매일경제



◆ 찾아가는 길



대전-진주고속도로를 타고 진주분기점에서 남해고속도로 순천방면으로 가다가 하동IC에서 빠진다. 19번 도로를 따라 하동방향으로 진행한다. 섬진강의 오른쪽으로는 19번 도로가, 왼쪽으로 861번 도로가 섬진강을 따라 올라간다. 사이사이 다리를 넘나들며 섬진강가를 구경하다보면 재첩집들이 있다.


◆ 주변관광지


하동에서 구례로 향하는 길에는 ‘토지’의 배경인 최 참판 댁과 악양 들판이 있고 남도대교 근처에는 전라도 사람들이 나룻배를 타고 경상도 사람들과 한데 어울려 장을 보던 화개장터가 있다. 지금이야 예전의 정취를 느낄 수 없지만 영호남 화합의 상징이었다. 섬진강을 따라 더 오르면 운조루가 반기고 화엄사도 손짓한다.



발행: 제휴매체 '매일경제'

출처: 봉황망 중한교류 채널 http://kr.ifeng.com/a/20170329/5510275_2.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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