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發 중국이야기

‘지문’ 사고 파는 중국인들…아이폰도 뚫린다

반응형
최근 중국 인터넷상에 ‘타오바오에서 40위안(약 6621원)에 구입한 지문막으로 휴대전화의 잠금을 푸는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안겼다. 영상에 등장하는 이들이 콘덴서 실리콘 지문막 제작 도구를 통해 지문막을 제조해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지문막으로 여러 개의 휴대전화 잠금을 해제하는데 애플·화웨이·샤오미 등 유명 스마트폰 잠금이 줄줄이 해제된다. 

중국 언론 남방도시보에 따르면 이 지문막을 이용할 경우 휴대전화 잠금 해제뿐 아니라 직장인의 출퇴근 기록기, 학생의 출석 기록기 등의 대리 인증이 가능하다. 인터넷에서 30위안(약 4966원) 가량 되는 금액이면 살 수 있으며 5분이면 제작할 수 있고 인식율은 100% 수준이다. 


▲ 지문막 이미지 (출처:남방도시보)


◇지문 보안 뚫는 ‘모조 지문’의 진화…스마트폰·보안장비 ”100% 인증”

이 지문막이 가져다주는 위험성이 갈수록 커지면서 사회 전반의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중국의 전문가들은 이 지문막이 개인정보 유출과 재산상 손실, 더 나아가 범죄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중국에서 이 지문막은 이미 상당부분 퍼져 있다. 베이징의 한 고등학교는 지난 2015년부터 지문 인증을 출석 확인에 사용해왔지만 곧 많은 학생이 지문막을 통해 대리 인증을 하면서 난감해진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이 지문막의 한 단계 이전 모델이 일종의 ‘지문셋트’다. 지문셋트는 내마모성 실리콘을 이용해 평면에 지문을 찍어낸 것으로 기술적으로는 다소 엉성했다. 지문셋트는 구매자가 지문 샘플을 제공하고 제작사 측에서 만들어 납품하는 식으로 사고 팔렸다. 제작 방식이 다소 복잡해 널리 쓰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달리 지문막은 제작사가 도구와 재료만 제공하고 주로 구매자가 제조하는 방식이다. 지문셋트의 ‘개조형’ 상품으로 가격은 더 저렴하고 구매자가 지문 샘플을 제공하지 않아도 된다. 사용할 때 지문이 인쇄된 1장의 얇은 피부색 필름을 손가락에 붙이는데 언뜻 외관으로 봤을 때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다. 

상용화된 출퇴근 기록기나 레이저 방식 등 다양한 기기에서 모두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종의 3차원 이미지로 본래의 지문을 구현해낸다. 지문막의 지문만 잘 그려지만 인증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 지문막 이미지 (출처:남방도시보)



◇’지문막 회색 사슬’ 형성…사회적 문제로 부각 

이미 학생뿐 아니라 많은 출퇴근 족이 지문막을 사용해 대리 출근 및 출석을 하고 있어 ‘지문막 회색 사슬’로 불리는 심각한 문제로 부상했다.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에서 이러한 지문막과 지문셋트를 파는 매장은 이미 적지 않다. 중국 검색 포털 바이두에 지문막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직장인의 구세주, 출퇴근 기록기를 정복하라’는 식의 광고문구가 등장한다. ‘5분이면 제작이 완성되며 통과율은 100%’라고 홍보한다. 지문막의 가격은 30~100위안(약 4966~1만6554원) 선이다. 

한 타오바오 점주에 따르면 지문막의 종류는 ‘일반형’과 ‘수입형’으로 나뉘며 수입형의 경우 식별률이 더 높고 32위안 이상 지불해야 살 수 있다. 사용자들의 주문이 이뤄지면 점주는 교육 동영상을 함께 보내주며 매우 간단해 즉시 배워 제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일부 점주는 직접 지문을 제작해주기도 하며 사진 형식으로 소개해주기도 한다. 우선 접착제에 3~5분간 열을 가한 후 2분 가량 눌러 지문을 찍고, 0.5~1ml 가량의 실리콘 추출 이후 응고제를 떨어트려 10초간 믹싱한 이후 덧칠하면 지문막이 완성된다. 지문막의 유효기간은 2년 가량으로 인터넷에서 한 셋트의 재료를 사면 30개 가량을 만들 수 있다. 

타인의 비밀번호 인증 등에 악용될 수 있는 이 지문막은 휴대전화·학교·은행·의원 등 다양한 곳에서 인식될 수 있어 위험성이 높다. 자신의 지문뿐 아니라 타인의 지문이 그려진 지문막 역시 돈만 지불하면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는 이미 신분 사칭 등에 악용돼 골치를 앓고 있다. 법적으로 지문막 재료 판매가 금지된 바 없으며 구매자의 지문막 재료 매매는 위법 사항이 아니다. 지문 정보를 복제한 자신의 정보가 유출돼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 문제는 이미 불거졌다. 앞서 충칭의 한 회사원은 인터넷에서 지문막을 구입해 금융사기에 이용, 사기죄로 3년6개월 형에 처해졌다. 동료의 지문막을 이용해 노트북에 로그인한 이후 노트북 내의 사적인 사진을 탈취해 협박에 이용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봉황망코리아 차이나포커스] 유효정 기자 hjyoo@ifeng.co.kr
[ⓒ 봉황망코리아미디어 & chinafocu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출처: 봉황망코리아 ㅣ 차이나포커스 https://goo.gl/eu25Qa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