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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發 중국이야기

"3억 쓰고 돌아와 100만원 밖에 못번다" 중국 유학생의 고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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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The Chinese American Professors and Professionals network


유학 비용으로 수십, 수백만 위안을 쓰고 중국으로 돌아온 하이구이(海归∙해외에서 유학을 하거나 일을 하다 귀국한 사람) 중 절반이 6000위안(약 103만원) 이하의 월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 중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6일 중국 도시쾌보(都市快报)와 인터뷰한 샤오린(小林)씨는 호주에서 6년간 공부하고 돌아온 하이구이다. 샤오씨의 부모는 사업가지만 집안 형편이 그리 부유한 편은 아니다. 샤오씨는 항저우(杭州)에 있는 중고등학교를 다녔고 성적은 중간 수준이었다. 샤오씨의 부모는 딸을 해외로 유학 보내기 위해 집을 내놨고 집 판 돈 150만 위안(약 2억5862만원) 중 120만 위안(약 2억689만원)은 샤오씨의 호주 유학 비용으로 지출했다. 

6년간 호주 유학 생활을 보낸 샤오씨는 지난해 말 중국으로 돌아와 바로 일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그는 여섯 군데에 이력서를 보냈지만 매번 면접에서 퇴짜맞았다. 한 면접관은 샤오씨에게 “유학을 했다는 사람들의 이력서를 많이 받았는데 당신은 이것 말고 다른 장점은 없습니까?”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또 다른 면접에서 샤오씨는 “회사 기본급여가 2000위안(약 34만4828원)이고 나머지는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한다”는 면접관의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면접장을 나왔다. 

올초 샤오씨는 부모의 도움으로 한 국유기업에 입사해 매달 5000위안(약 86만원)의 급여를 받는다. 샤오씨는 “회사의 명성이나 급여, 후생복리 등에 대한 기대치를 최대한 낮췄다”며 “현재 근무중인 국유기업에도 해외 명문대를 졸업한 학생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샤오씨는 유학을 준비하는 1년간 10만 위안(약 1724만원)을 썼고 호주에서 6년 동안 유학하면서 대략 180만 위안(약 3억1034만원)을 소비했다. 현재의 급여 수준으로는 유학생활에서 쓴 돈을 회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샤오씨와 같은 사례는 중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중국 언론 진링완바오(金陵晚报)는 최근 보도에서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귀국한 사람이 대형 국제기업에서 매달 8000위안(약 138만원)을 받고 있다고 알렸다. 이 사람이 미국 유학 중 쓴 돈은 100만 위안(약 1억7241만원)이 넘는다.

유학 컨설턴트 리이판(李祎凡)은 “해외에서 학부과정을 마치고 돌아온 하이구이와 국내 일반대학 학부 졸업생을 비교하면 하이구이가 열세에 놓여있다”고 언급했다. 리이판에 따르면 하이구이는 중국 사회와 정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인맥도 부족해 취업하기가 어렵다. 반면 해외 석박사 학위가 있거나 귀국 전 직장 경험이 있다면 국내 대학 졸업생보다 취업이 훨씬 더 잘 되고 급여도 높다. 

최근 통계 자료도 난감한 처지에 놓인 하이구이의 상황을 잘 나타내고 있다. 즈롄자오핀(智联招聘)이 최근 발표한 ‘2017년 중국 하이구이 취업과 창업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초봉이 6000위안 이하인 하이구이 수가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4.8%에 달했다. 초봉 6천~8천 위안(약 103만~138만원)의 비중은 22.7%이며 8천~1만 위안(약 138만~170만원)과 1만~2만 위안(약 170만~340만원)의 비중은 각각 13%와 13.7%다. 2만 위안 이상인 하이구이는 5.8%에 불과했다.


▲ 자료출처 = Center For China And Globalization


실제 수입과 본인의 기대치가 일치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기대치보다 높다는 응답자는 1%에 불과했다. 기대치보다 낮다는 응답자는 68.9%로 기본적으로 일치한다는 응답자인 30.1%보다 2배 이상 높았다. 

하이구이가 급증하면서 이들의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고 있다. 올해 유학생 귀국 서비스 업무부 연석회의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하이구이 누적수가 265.11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년 동안 43.25만 명의 유학생이 귀국했다. 하이구이 증가치는 이미 대학 졸업생 증가치를 앞질렀다. 

하이구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예전만 못하다. 중국 언론 매일경제신문(每日经济新闻)에 따르면 한 중국 네티즌은 “해외 유학이 실력보다는 돈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중국에 돌아오더라도 좋은 직장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 대학 입학 시험인 가오카오(高考)를 피하기 위해 도피차 유학을 선택하는 사람도 많다는 주장도 있다. 어떤 네티즌은 “해외 유명 대학이라고 하더라도 유학생에 대한 조건이 완화된 곳이 많기 때문에 중국 대학 출신보다 우수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봉황망코리아 차이나포커스] 권선아 기자 sun.k@ife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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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봉황망코리아 ㅣ 차이나포커스 https://goo.gl/Tbxg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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