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發 중국이야기

세계 최대 전파 망원경 ‘톈옌’을 위해 평생을 바친 중국 과학자, 난런둥

반응형
세계에서 구경이 가장 큰 전파 망원경 ‘톈옌(天眼)’의 ‘아버지’는 톈옌이 태어난지 1주년이 되는 날을 열흘 앞두고 눈을 감았다. 어쩌면 그는 하늘에서 가장 빛나는 별로 톈옌과 마주하고 싶었을 것이다. 중국 과학자이자 천문학자인 난런둥(南仁東)이 세상을 떠난지 어느새 한 달이 가까워간다.

수 많은 중국인들은 "난런둥이 없었다면 톈옌은 완공되지 못했을 것”이라 말한다. 부지 선정부터 시작해 핵심 기술 연구, 지도 및 모형 테스트 등 톈옌 준공 전 과장에 걸쳐 그의 손이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중국 봉황망(凤凰网)은 나날이 그 명성을 더해가고 있는 톈옌의 준공 1주년을 맞아 난런둥의 생애를 되짚었다.



▲ 난런둥(南仁东) / 사진출처=봉황망(凤凰网)


◇ 중국 전파 천문학 발전을 위한 원대한 계획

난런둥과 톈옌의 이야기는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시작된다. 당시 국제전파과학연합(国际无线电科学联盟) 대회가 일본 도쿄에서 열렸다. 대회에 모인 세계의 과학자들은 현장에서 10년, 20년 이후의 전파 천문학 발전을 위해 차세대 전파 망원경을 만들자고 제의했다.

제의를 전해들은 중국 과학원 베이징 천문대 부장을 맡고 있던 난런둥과 그의 동료들은 "중국도 전파 망원경을 만들자”고 건의했다. 이 말을 계기로 난런둥은 톈옌과 끊을 수 없는 인연을 맺게 됐다.

이때부터 난런둥은 전파 망원경 부지를 위해 부단히 애썼다. 난런둥은 가장 적합한 장소를 찾으려고 구이저우(贵州)의 산과 고개를 넘어 현장 조사를 펼쳤다. 구이저우의 카르스트 지형은 웅덩이가 많아 가장 유력한 부지 후보지였기 때문이다. 난런둥의 제자 간헝첸(甘恒谦)씨는 "수 년간 난 선생님은 현지의 거의 모든 웅덩이를 답사했다”고 밝혔다.

난런둥이 오른 산길은 현지 농민들도 오르기 힘든 곳이었지만 그는 대나무 막대를 짚고 모든 웅덩이를 둘러봤다. 간 씨는 "난 선생님이 톈옌을 위해 쏟은 노력은 보통 사람은 상상하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난런둥은 마침내 구이저우 핑탕현(平塘县)에 있는 가장 둥그렇고 큰 웅덩이를 부지로 선택했다. 이후 카르스트 지형을 이용해 대형 전파 망원경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정식으로 제기하며 톈옌 준공에 박차를 가했다.


▲ 중국에 설치된 세계 최대 전파 망원경 "톈옌" / 사진출처=봉황망(凤凰网)




◇ 톈옌 제작 중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해결사’ 역할

이처럼 밤낮으로 고생하며 일한 덕분에 세계에서 제일 큰 전파 망원경 톈옌은 난런둥의 머리 속에서 점차 형태를 갖췄다.

2007년 전파 망원경 사업이 정식으로 확정된 후 난런둥은 더욱 필사적으로 연구에 몰두했다. 완공이 되기까지 극복해야 할 난관은 매우 많았다. 전파 망원경의 와이어 로프 설계가 그 중 하나다. 전파 망원경의 와이어 로프는 신축성 있게 변형돼야 하는데 이 때 와이어 로프의 내피로성 수준을 계산해야 한다. 처음 전파 망원경 FAST 프로젝트 팀은 망원경의 30년 수명을 전제하에 와이어 로프가 600만번의 견인력을 이겨내야 한다는 추산을 내놨다. 그러나 당시 난런둥은 600만번이 아닌 200만번이라는 답을 내놨다. 여러 번 모의 계산 끝에 난런둥의 계산이 맞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그의 또 다른 제자이자 톈옌 와이어 로프 설계 참여자인 웨유링(岳友岭) 씨는 "난 선생님은 와이어 로프 연결 부분을 어떤 기술로 제작해야 하며 어떤 방법으로 전파 망원경 외형을 지탱해야 하는지 누구보다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검은 머리가 백발이 될 때까지 ‘톈옌 바라기’

난런둥은 전파 망원경 제작 전 과정의 모든 난관을 극복해 나갔다. 고생 끝에 그가 주축이 된 FAST 프로젝트 팀은 세계 최대 전파 망원경 톈옌을 완공시켰다. 

20년의 세월동안 그가 톈옌에 얼마나 많은 애정을 쏟았는지는 그의 지인들을 통해 널리 전해졌다. 그의 제자들에 따르면 평소 과묵한 성격의 소유자인 난런둥은 톈옌 건설 과정 중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바라보며 자주 시를 읊었다고 한다. 2008년 전파 망원경 주춧돌을 설치할 때 그는 주추돌 한쪽에 ‘북쪽에 새 둥지를 짓고 성화를 맞아들이며, 남쪽에 물 웅덩이를 파니 별들이 떨어지네(北筑鸟巢迎圣火,南修窝凼落星辰)’라는 대련을 직접 새기기도 했다. 

웨유링은 "난 선생님이 전파 망원경 부지 선정을 위해 구이저우를 탐방하셨을 당시 선생님의 머리카락과 수염은 검은색이 였는데 톈옌이 완공된 후에는 백발이 되셨다”며 그를 회고했다. 

검은 머리가 백발이 될 때까지 톈옌만 바라보던 ‘톈옌 바라기’ 난런둥은 이제 하늘에 빛나는 별이 돼 톈옌과 오랫동안 함께할 것이다. 

[봉황망코리아 차이나포커스] 곽예지 중국 전문 기자 yeeji1004@ifeng.co.kr
[ⓒ 봉황망코리아미디어 & chinafocu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한국 소식 플랫폼 - 봉황망 중한교류 채널]

출처: 봉황망코리아 ㅣ 차이나포커스 https://goo.gl/f42dND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