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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發 중국이야기

[구자원의 역사칼럼] 불로장수의 상징 ‘서왕모와 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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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망코리아 차이나포커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선택한다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 가장 많은 것은 오랫동안 살 수 있는 장수일 것이다. 이러한 장수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은 세계 각 지역의 공통적인 것이라 할 수 있고, 중국에서는 이 장수에 대한 신화와 전설이 중국사람들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서왕모(西王母)에 대한 전설이다. 중국 문화의 특징은 단절되지 않은 연속성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후대의 상황이 반영되면서 초기 원형의 모습을 찾는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서왕모에 대한 묘사는 후대에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산해경』에서 서왕모는 전체적으로는 사람의 모습이지만, 표범의 꼬리(꼬리가 여섯 개라는 주장도 있다)와 호랑이의 이빨을 가지고 있는 존재로 재해와 질병을 주관하고 있으며, 곤륜산의 언덕에 거주하면서 다른 존재의 접근을 매우 싫어하며 청조(靑鳥)라는 3마리의 거대한 새가 매일 먹을 것을 준비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즉 서왕모는 질병에 대한 것을 주관하고 있기에 불로초를 가지고 있다는 전설이 생겨난 것이다. 

그러나 다른 기록인 『목천자전(穆天子傳)』에서는 주나라 목왕(穆王)이 천하는 둘러보다가 서쪽으로 향하여 서왕모를 만나는 기록이 있는데, 여기에서 서왕모는 온화하고 단정한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고, 목왕과 서왕모는 서로에게 시詩로서 축복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이후 한나라 시기에 서왕모에 대한 모습은 절세미인으로 묘사되고 있다.

따라서 산해경에서 언급되었던 3마리 청조는 선녀로 변했고, 후대로 지나갈수록 서왕모의 모습은 자애로운 모습으로 바뀌게 되며, 특히 도교와의 관련이 더욱 많아지게 됐다.

이후 서왕모는 고대 중국의 4대 소설인 『서유기』에서도 등장하는데, 인간의 수명과 자식을 점지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서왕모에 대한 전설은 민간에서 많은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었다.

서왕모가 불로초를 가지고 있는 전설은 상아(嫦娥)와 관련이 있다. 상아의 원 이름은 항아(姮娥)였는데, 한나라 문제의 이름을 피휘(避諱, 황제의 이름과 같은 글자를 다른 글자로 바꿈)하여 상아로 불리게 되었다. 고대 중국의 전설에 따르면 하늘의 천제에게는 10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이들은 매일 교대로 태양을 실은 수레를 타고 이동하면서 주위를 밝히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요(堯)임금이 통치하던 시절 이 10명은 매일 교대로 태양을 실은 수레를 모는 것이 지겨워서 각자의 수레를 동시에 몰게 됐다. 이로 인해 태양이 10개가 떠오르게 되면서 천제의 아들들은 즐거워했지만, 지상의 만물은 살 수 없는 상황에 됐고, 요 임금은 하늘의 천제(天帝)에게 이를 해결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천제는 유명한 명궁(名弓)이었던 예(羿)에게 이를 해결하라고 지시했고, 부인이었던 상아는 원래 선녀였으나 남편인 예(羿)를 따라 지상으로 내려왔다. 예(羿)는 지상에서 천제의 아들 9명을 활을 쏴서 죽였고, 10번째 활을 쏘기 직전에 요 임금은 하늘에 태양이 없어질까 두려워 10번째 화살을 몰래 숨겼다. 결국 하늘에는 태양이 한 개만이 남게 됐고, 지상 세계의 문제는 해결됐지만, 자신의 아들을 9명이나 죽인 천제는 예(羿)를 미워하여 하늘로 올라오지 못하게 하면서 지상의 여러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라고 다시 명령을 내렸다.

예(羿)는 지상에서 여러 요괴들을 퇴치하면서 명성을 높아지게 됐고, 이에 서왕모는 예(羿)에게 지상의 평화를 이룩한 공을 높이 사서 불사약을 2개 주었는데, 이 불사약은 1개를 먹으면 무병장수하고, 2개를 먹으면 하늘로 올라갈 수 있는 효과가 있었다. 예(羿)는 천제의 미움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서왕모가 준 불사약 2개를 혼자서 먹는 것을 포기하고, 부인인 상아와 각각 1개씩 나눠먹고 무병장수하고자 했다. 남편인 예(羿)를 따라 지상의 인간세상에서 살게 된 상아는 하늘의 선녀의 삶에서 질병이나 재해에 시달리는 인간의 삶을 싫어하게 되었고, 예(羿)가 서왕모에게서 불사약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전개되는 상아의 전설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대체적으로 3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는 상아의 욕심에 관련된 내용이다. 즉 불사약의 효능을 알게 된 상아는 욕심이 생겨 남편인 예(羿) 몰래 불사약 2개를 혼자 먹고 하늘나라로 갔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서왕모는 상아를 달로 추방하였고 달에 도착하자마자 상아는 두꺼비로 변했다고 한다.

둘째는 세상을 위해서 상아가 불사약을 먹었다는 것이다. 즉 신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예(羿)는 지상세계의 평화가 이루어지면서 독선적이고, 오만한 성격으로 변화하게 됐다. 이에 상아는 남편인 예(羿)가 불사약을 먹고 죽지 않는 존재가 된다면 이후 세상은 예(羿)의 신적인 능력으로 오히려 불행해질 수 있다고 판단하여 예(羿)가 먹으려던 불사약까지 모두 먹고 하늘로 올라가면서 달로 도망쳤다는 내용이다. 



셋째는 봉몽(蓬蒙)에 관한 내용이다. 봉몽은 원래 예(羿)의 제자였는데, 마음이 바르지 못했다고 한다. 불사약을 얻는 예(羿)는 길일(吉日)을 택하여 부인인 상아와 함께 불사약을 먹기로 하고, 그 사이에 사냥을 하러 집을 떠났다. 불사약의 존재를 알게 된 봉몽은 사냥을 가자고 하는 스승 예(羿)의 권유에 핑계를 대면서 불사약을 노리게 됐다. 예(羿)가 집에 없는 틈을 탄 봉몽은 상아에게 불사약을 내놓으라고 협박을 하였는데, 상아는 어쩔 수 없이 불사약 2개를 모두 먹고 하늘로 올라가게 됐지만, 남편 예(羿)을 지극히 사랑하였기에 하늘나라에 가지 않고 세상과 가까운 달로 가게 됐다고 한다.

이러한 상아의 전설과 같이 중국의 신화는 후대에 다양한 전설이 합쳐지는 통합적인 형태를 보이고 있는데, 대부분 중국사람들에게는 서왕모와 상아에 대해 “상아분월(嫦娥奔月: 상아가 달로 가다)”이라는 표현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최근 중국에서 준비하고 있는 달탐사 유인우주선의 이름을 상아(嫦娥)라고 부르는 것도 바로 이 전설의 영향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북경외국어대학 한국어학과 구자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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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봉황망코리아 ㅣ 차이나포커스 https://goo.gl/ZHFGH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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