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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發 중국이야기

[한중수교 25주년] ①한-중 수교는 역사적 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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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2년 9월 노태우 대통령이 한국 국가 원수로는 처음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 양상쿤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 사진출처=국가기록원


(시대적 배경)1992년 8월의 한중 수교는 노태우 정부(1988~1993)의 북방외교와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정책이 맞물려 성사됐다. 그러나 양국 지도자의 결단만으로는 불투명했을 수교가 이뤄진 것은 시대 상황이 맞아 떨어졌기에 가능했다. 불과 40년 전 수십만 인명 피해를 낸 전쟁의 당사자가, 오랜 적대 시기를 거쳤음에도 친구가 된 저변에는 거부할 수 없는 세계사적 흐름이 자리했다는 얘기다. 때문에 온갖 장애물이 널려 있는 수교 교섭의 막판은 오히려 순조롭게 진행됐다.

1980년 대, 공산권의 맹주로 미국과 세계를 양분하던 구(舊)소련은 레이건 미국 대통령의 전략방위구상(SDI)로 대표되는 무한경쟁에서 밀리며 심각한 경제위기에 내몰렸다. 그 여파는 소련 영향권에 있는 동구(東歐) 각국에 그대로 투사 됐고, 소련의 장악력 훼손은 이들 국가의 민주화 물결로 이어졌다. 


▲ 1992년 9월 노태우 대통령이 한국 국가 원수로는 처음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 양상쿤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 사진출처=국가기록원



중국도 대세에 예외가 될 수 없었다. 그 위기 속에 등장한 인물이 덩샤오핑이다. 이전의 중국과 구별되는 오늘의 '신(新)중국'을 낳은 걸출한 지도자다. 그는 국가주석 자리를 내놓은 뒤에는 군사주석으로서 문화대혁명 후유증으로 신음하던 대륙을 구해냈다. 흑묘백묘(黑猫白猫)론, 홍콩문제와 관련한 일국양제(一國兩制)는 그 만이 창안할 수 있는 실용주의 철학의 백미였다. 사회주의 중국에 시장경제를 도입하면서 경제 대국으로 향하는 세 걸음, 삼보주(三步走)에는 찬탄을 아끼기 어렵다. 


▲ 1992년 9월 노태우 대통령이 한국 국가 원수로는 처음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 양상쿤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 사진출처=국가기록원


경제문제가 전부일 수는 없으나 경제가 한중 수교의 결정적 추동력이 된 것은 분명하다. 중국 수교 직후 노태우 대통령이 첫 한중 정상회담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다. 정상회담이 끝난 뒤 노 대통령이 교민들을 초청했을 때 한 한인 언론사 간부가 낭패한 표정을 지었다. 한 수행원으로부터 외국인 전용인 우의(友誼)상점에서 마오타이 1병을 190위안에 구입했다는 말을 듣고서다. 이 수행원이 당황하자 그 주필은 자신의 월급이 210위안이라면서 순간 착잡해져 그랬을 뿐이니 신경 쓸 게 없노라고 했다. 


▲ 1992년 9월 노태우 대통령이 한국 국가 원수로는 처음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 양상쿤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 사진출처=국가기록원


베이징에서의 일정을 마친 노 대통령 일행은 상하이를 방문했다. 오늘날 중국 경제발전의 상징처럼 꼽히는 푸동(浦東)지구는 채마밭이었다. 푸성귀 조각이 나뒹구는 넓은 벌판에 판넬로 세운 사무소가 유일했다. 시내 중심가 특급호텔 맞은편에는 고쟁이만 걸친 시민들이 어슬렁거리고 2000년대 상하이를 찾은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상전벽해(桑田碧海)를 내뱉은 게 우연이 아니다.


▲ 1992년 9월 노태우 대통령이 한국 국가 원수로는 처음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 양상쿤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 사진출처=국가기록원



86 아시안게임, 88 서울올림픽 게임을 앞두고 중국 체육계 지도자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1990년 북경아시안게임 주최에 따른 노하우 습득을 위해서였다. 이네들의 또 다른 관심사는 전광판 시계 등 사용 후 경기 기자재를 양도받는 데 있었다.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오늘날엔 상상조차 어렵지만 그 시절 중국 경제는 이럴 정도였다. 12억 인구의 GDP가 한국의 1.2배에 불과했으니 오죽했겠는가. 어떤 경제지표 보다 당시의 중국 경제상황을 생생하게 웅변해주는 회고들이다. 이랬기에 중국이 북한 김일성 주석을 설득했고 김 주석도 불가피한 현실로 수용했을 게다. 다른 한편으론 북한이 핵 개발에 더 매달리는 계기가 됐다.

[봉황망코리아차이나포커스] 특별취재팀 kovap2@ife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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