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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發 중국이야기

라면과 맞바꾼 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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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기술이 발전하면서 공군 전력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첨단 기술이 적용되고 있는 공군 전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중국은 20세기 들어 많은 투자와 연구를 진행해 공군 기술력을 발전시켜왔지만 아직 다른 선진국에 비해 뒤처져 있는 상태다.

1990년대 초 중국은 러시아 전투기 수호이(Su)-27 구입을 절실하게 원하고 있었다. 수호이-27은 지난 1989년 파리 에어 쇼에 처음 등장했는데 여기서 선보인 코브라 기동으로 인해 이름을 알리게 됐다. 또한 수호이-27은 바렌츠해 상공에서 수직 꼬리 날개를 활용해 노르웨이 공군 P-3B 대잠 초계기 엔진에 수술칼로 긋는 동작을 선보였고 이는 수호이-27의 명성이 널리 퍼지게 되는 계기가 됐다. 



▲ Su-27 전투기 / 사진출처 = 봉황망(凤凰网)



1990년 대 중국 공군의 주력 전투기는 젠(歼)-7이었다. 젠-7의 성능은 수호이-27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떨어지는 상태였다. 지난 1992년 초 중국은 러시아와 수호이-27 수입에 관한 협의를 진행했다. 수호이-27 수입은 중국 공군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비용을 결산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국제 무역 결산 시 달러가 사용되는데 당시 중국은 외환 보유액이 부족해서 달러로 전투기 구입 비용 전체를 지불할 수 없었다. 당시 러시아는 내수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전투기를 판매해 자국 항공산업을 구제하려고 했다. 양국은 협의 끝에 물물교환 방식으로 나머지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중국은 러시아로부터 수호기-27 전투기 20여 대를 수입했다. 중국은 달러로 지불하지 못한 나머지 비용을 경공업 제품으로 상환하기로 했다. 당시 러시아는 구 소련이 해체되는 초기 상태였기 때문에 경공업 제품이 절박하게 필요한 상황이었다. 중국의 상환 물품 중에는 개가죽 외투와 농산물, 방직물, 심지어 라면도 있었다. 

당시는 중국의 라면 산업이 막 번창하기 시작하던 때였다. 라면은 구 소련 시대를 벗어나기 시작하던 러시아인들에게 매우 신기한 물건이었고 가격도 비싸지 않았다. 당시 수호이-27 전투기 한 대 가격은 라면 20만 상자와 같았다. 많은 라면이 철도를 통해 러시아로 수출됐고 1992년 말 수호이-27 1차 도입분이 중국 공군 기지에 도착했다.


▲ 중국이 첫 번째로 도입한 Su-27 편대가 순찰 비행 중인 모습 / 사진출처 = 봉황망(凤凰网)



물물교환에는 어려움도 있었다. 러시아인은 매운 맛에 민감하다. 라면을 받아본 러시아인들이 매콤한 맛이 대부분이었던 중국 라면을 반품하고 무역을 중단하겠다고 중국 측에 통보하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은 매운 맛이 아닌 다른 맛을 내는 라면을 러시아로 보내기 위해 고민했고 결국 해물맛 라면을 만들어 러시아로 보내면서 문제가 해결됐다. 이에 따라 중국은 첫 번째 3세대 전투기를 도입할 수 있었고 수호이-27은 이후 중국 공군의 현대화에 크게 기여했다.

[봉황망코리아 차이나포커스] 조성영 중국 전문 기자 csyc1@ife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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