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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發 중국이야기

'중국 항공모함은 왜 증기 터빈을 사용할까' 항공모함과 증기터빈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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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돌을 보면 중국 국산 항공모함은 여전히 증기 터빈을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봉황망(凤凰网)


현재 수상함정의 주엔진 동력은 증기 터빈, 가스 터빈, 디젤 엔진, 원자력 등이 있는데 현역에서 활동 중인 항공모함은 4종류의 동력을 모두 적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증기 터빈과 디젤 엔진은 1900년대 초기부터 함정 동력에 응용됐고, 가스 터빈과 원자력은 1950년대에 비로소 적용됐다.

 

군용 함정의 동력 중 디젤 엔진이 단독으로 대형 전투함정의 주엔진 역할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고성능 디젤 엔진은 가속 성능이 떨어진다. 전투함정은 가속과 감속을 반복하거나 고속으로 항해해야 한다. 더구나 대형 저속 디젤 엔진은 크기가 거대하기 때문에 수면함정은 이처럼 큰 설비를 수용하기가 어렵다.

 

현재 디젤 엔진을 동력으로 사용하는 항공모함은 태국 해군의 차크리 나루에벳이 유일하다. 이 항공모함은 LM2500 가스 터빈 2대와 MTU 16V1163TB83 디젤 엔진 2대를 사용하고 있으나 디젤 엔진은 저속 상태에서만 사용한다.

 


바칠라(Wartsila) 사가 제작한 RT-flex96C 14는 전세계에서 가장 큰 선박용 디젤 엔진이다. 봉황망(凤凰网)


증기 터빈은 긴 시간 동안 전함의 주요 동력으로 사용돼왔다. 1970년대 이전 증기 터빈은 대형 전투함정의 표준 동력이었지만 원자력과 가스 터빈의 등장으로 점차 사용이 감소했다.

 

증기 터빈은 단일 엔진의 출력이 높고 신뢰성이 높다. 또한 기술이 성숙했고 제조원가가 낮으며 연료에 대한 요구도 낮은 장점이 있다. 증기 터빈은 드레드노트 전함 시대부터 주력함 동력의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핵추진 항공모함이 등장하기 이전의 모든 미국 항공모함은 증기 터빈을 동력으로 삼았다. 현재 증기 터빈을 동력으로 사용하는 항공모함은 중국의 랴오닝함, 중국 자체 제작 항공모함, 러시아의 쿠즈네초프, 브라질의 상파울루, 인도의 비크라마디티야와 비크란트함 등이 있다.


곧 퇴역 예정인 브라질 항공모함 상파울루 봉황망(凤凰网)


증기 터빈은 1970년대부터 가스 터빈에 밀려나기 시작했다. 이는 증기 터빈 고유의 결함과 관련이 있다. 증기 터빈의 가장 큰 결함은 체적과 중량이 크고 가동 속도가 늦다는 점이다.

 

현대 해군 작전 함정의 톤수는 1950년대에 비해 급격하게 줄어드는 추세다. 항공모함과 소수 순양함을 제외하면 1만톤을 넘는 함정이 많지 않은데 세계 각국은 구축함을 주력함으로 삼고 있다. 증기 터빈의 결함으로 인해 공간이 협소한 중소형 함정은 체적이 작고 무게가 가벼우며, 가동 속도가 빠르고 출력 밀도가 높은 가스 터빈을 주요 동력으로 채택하고 있다


엔진을 테스트 중인 중국 국산 항공모함 봉황망(凤凰网)


특히 항공 엔진 기술의 성숙과 진보에 따라 가스 터빈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구매 비용과 사용 원가가 높은 편이지만 기술 수준이 끊임없이 향상되면서 각국 해군이 가스 터빈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가스 터빈을 항공모함에 적용하려면 적지 않은 제약이 따른다. 가스 터빈은 체적이 거대한 연돌, 흡입, 역가열, 공기 예열 장치 등이 필요하다.

 

가스 터빈은 갑판 공간을 많이 차지해 항공모함 격납고, 갑판 배치, 함교 설계 방면에 매우 불리하다. 현재 가스 터빈을 주 동력으로 사용하는 항공모함은 영국 퀸 엘리자베스급 2척을 제외하면, 이탈리아의 카보우르와 가리발디, 일본 해상자위대의 휴가급과 이즈모급 수직이착륙 전투기와 헬리콥터를 운영하는 소형 항공모함이다.

 

영국의 엘리자베스급 항공모함은 대형 가스터빈 배치 영향을 줄이기 위해 함교 2개를 설치하고 전기 추진 체계를 채택했다


2중 함교를 설치하고 전기추진 체계를 채택한 영국 퀸 엘리자베스급 항공모함 봉황망(凤凰网)


원자력을 군용 함정에 적용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현재 미국과 러시아만 원자력을 군용 함정에 적용했고, 핵추진 항공모함을 운영하는 국가는 미국밖에 없다. 원자로를 자체 설계하고 개발할 수 있는 국가는 많지 않다. 더구나 원자로를 군용 함정에 설치하려면 원자로의 출력이 크고 체적이 작아야 하는데, 이를 실현하는 일은 쉽지 않다.

 

원자력 동력이 가장 먼저 응용된 것은 핵추진 잠수함이다. 잠수함용 원자로의 개발로 항공모함에도 원자로를 적용할 수 있게 됐다. 세계 최초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엔터프라이즈함은 잠수함용 원자로를 사용했다. 프랑스의 유일한 핵추진 항공모함인 샤를 드골함도 잠수함용 원자로를 채택했다.

 

잠수함용 원자로를 적용하면서 원가를 낮추고 개발 주기를 단축했지만, 이에 따른 위험도 비교적 컸다. 엔터프라이즈함은 가압수형 원자로 8대를 사용해서 동력 수요를 겨우 만족시켰고, 샤를 드골함은 취역 이후 지금까지 동력 부족이라는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이 현재 운영 중인 니미츠급 항공모함은 전문 설계된 고성능 가압수형 원자로 2대를 설치해 톤수를 늘리면서 동력 수요를 만족시켰다


대형 항공모함 설계 표본인 니미츠급 항공모함 ⓒ 봉황망(凤凰网)


중국이 증기 터빈 동력을 사용한 역사는 길다. 2000년대 초반 생산한 015C급 구축함은 여전히 증기터빈 동력을 사용한다. 랴오닝함은 우크라이나에서 구입한 중고 항공모함이지만, 중국으로 들여오기 이전에 이미 TB-12형 증기 터빈이 설치됐다.

 

여러 해 동안 방치되어 일부분이 훼손됐지만, 관련 설계도를 확보하고 제조 공정을 이해한 이후 중국은 랴오닝함의 동력 체계를 회복시키고 국산화에 성공했다. 현재 계류 운전을 테스트 중인 002 항공모함은 국산화된 TB-12형 증기 터빈을 설치했다. 중국이 러시아로부터 구입한 소브레메니급 구축함 4척도 같은 동력 체계를 사용한다


TB-12형 증기 터빈 2대를 탑재한 소브레메니급 구축함 봉황망(凤凰网)


중국이 항공모함에 증기 터빈을 사용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디젤 엔진과 가스 터빈은 대형 항공모함의 사용 수요를 만족시킬 수 없고, 영국이나 이탈리아처럼 수직이착륙 단거리 전투기를 운영할 수 없다.

 

단기간 내에 적합한 핵추진 시스템을 내놓기 전에 증기 터빈은 유일한 현실적인 선택인 셈이다. 핵추진 시스템 개발이 늦어지더라도 증기 터빈 시스템은 증기식 사출 장치의 필요를 만족시킬 수 있기 때문에 항공모함 전투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원자력을 적용하고 전자기식 사출 장치를 탑재한 포드급 항공모함 ⓒ 봉황망(凤凰网)



또한 중국의 전자기식 사출 기술에 관한 소식이 언론에 끊임없이 노출되면서 중국이 전투함정에 핵추진 시스템을 적용하는 날이 그리 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의 최종 목표는 핵추진 시스템과 전자기식 사출 장치가 결합된 항공모함의 건조다.

 

[봉황망코리아 차이나포커스] 조성영 중국 전문 기자 csyc1@ife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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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봉황망코리아 ㅣ 차이나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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