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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發 중국이야기

中, 죽을 때도 ‘체면치레’…장례식에 10년치 수입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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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타오바오(淘宝网)



[봉황망코리아 차이나포커스] 최근 중국 농촌에서 장례식을 치를 때 한 가정의 10년치 수입에 해당하는 지출을 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의 전통적인 풍습이 잔존하는 농촌 지역의 경우 사람들은 죽음에도 ‘체면’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막대한 비용을 장례식에 쏟고 있다. 도시에서도 천정부지로 치솟는 묘지 가격으로 인해 ‘죽기 위해 필요한 돈도 없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 장례 비용, 한 가정 10년치 수입을 써

신화사(新华社)에 따르면 후난(湖南) 사오양(邵阳)에 사는 한 여성은 상조업체에서 청구한 부친 장례식 비용을 보고 충격에 빠졌다. 그녀는 “부모님 장례를 치르는데 정성을 쏟지 않을 수 없다”며 “이웃들도 모두 오래 전부터 아는 사이인데 초라한 모습을 보이기 싫다”고 말했다.

그녀는 ‘체면’을 위해 장례 3일 동안 화려한 연회를 준비했다. 매 끼당 25개의 큰 테이블에 음식을 가득 차렸다. 모르는 조문객들도 많이 왔는데 장례식이 끝난 뒤 계산을 해보니 3일간 연회에만 16만 위안(약 2580만원)을 썼다.

화려한 장례식을 치르려면 조문객 알바와 악단도 빼놓을 수 없다. 심지어 어떤 곳은 발인날 십여 대의 차량에 장례 음악을 연주하는 악단을 태우고 한 대의 차량에는 ‘추모 배우들’을 태운다. 이들은 발인이 끝난 뒤 각각 담배와 현금 50위안을 수고비로 준다.

이렇듯 화려한 장례식을 치른 가족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그녀는 “몇 년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꼬박 모은 돈을 모두 부친의 장례식에 쏟아부었다”고 말했다.

◇ 장례 전문가∙상조업체, 전통 수호 명목으로 폭리 취해

정저우(郑州)시에서 치러진 한 발인날, 허난(河南)의 최고 ‘장례 전문가’가 왔다. 이 전문가는 “명당 자리를 골라야 자손들이 평안하다”며 “아무나 명당 자리를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우리와 같은 전문가가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장례 전문가는 상주와 상조업체를 중재하는 사람을 말하는데 이들은 항상 병원 주변을 돌아다니며 상을 어떻게 치를지 몰라서 도움이 필요한 상주를 찾아가 상조업체로 연결해준다.

문제는 이들 중 일부가 전통적 풍습이라는 명목 하에 가족들의 효심과 허영심을 자극해 지나친 과소비를 부추긴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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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타오바오(淘宝网)



장사(长沙)시 상조업 관리처 공원묘지관리과 부과장 마젠은 “중국에서는 전통적으로 발인날 종이돈을 태워 저승길 노자돈을 마련하는 풍습이 있는데 최근 일부 업체들은 가족들이 여기에 많은 비용을 쓰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종이돈뿐만 아니라 저승에서 머물 종이집을 만들기도 하는데 이를 단층집, 2층집, 서양식, 별장으로 구분해 각기 다른 가격을 책정한다. 또한 각종 고급 브랜드의 승용차, 에어컨, TV, 핸드폰까지 종이로 만들고 심지어 첩을 종이로 만들어 태우기도 한다. 일부 유명 브랜드를 모방한 종이 화장품도 인기상품인데 한 세트에 600위안(약 9만7000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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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타오바오(淘宝网)


◇ 상하이 묘지, 집값보다 높은 곳도 있어

최근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经济新闻) 보도에 따르면 앞으로 쑤저우(苏州) 호적이 없는 사람은 쑤저우에서 묘지를 살 수 없다. 이는 상하이의 높은 묘지 값을 감당하지 못한 상하이 주민들이 비교적 가까운 쑤저우에서 묘지를 앞다퉈 매입하자 이를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1일 경제참고보(经济参考报)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의 값비싼 묘지는 한 곳당 30만 위안(약 4839만원)에 달하며 평당 6만 위안(약 968만원)을 웃돈다. 베이징에서 이른바 ‘명당’에 위치한 묘지는 한 곳당 15만 위안(약 2420만원) 정도다.

장례식 비용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커지자 일부 사람들은 “결혼할 때는 집을 사야 하고 세상을 떠날 때는 묘지를 사야 하니 기쁜 일이든 슬픈 일이든 모두 돈이 있어야 한다”며 “중간에서 폭리를 취하는 상조업체가 사람을 편히 죽지도 못하게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중국 최대 상조업체인 푸서우위안(福寿园) 관계자는 “묘지가 일반 땅값보다 더 비싸다고 하는데 이는 오해”라며 해명을 내놓았다.

지난 3일 중신망(中新网)에 따르면 해당 관계자는 “일반 부지에서는 30층 건물을 세울 수 있지만 묘지에다가 무덤을 층층이 쌓을 순 없다”며 “또 묘지가격은 전체 장례식 비용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묘지 디자인, 조각 등에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푸저우위안의 연간 실적공고에 따르면 지난해 거둬들인 총 수익은 1조2700억(약 205조원)으로 전년도 대비 14.4% 증가했고 이중 순이익은 4485억 위안(약 72조3388억원)으로 전년 대비 22.8% 늘었다.

한편 최근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 막대한 장례식 비용을 부담스러워 하는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저가 장례식이 등장했다. 상하이 융푸위안(永福园) 부사장 왕야핑(王雅萍)은 중신망(中新网)과의 인터뷰에서 "저가 장례식이 막 출시했을 당시 큰 주목을 못 받았다”며 “망자를 화장해 납골당에 안치하면 비용이 880위안(약 14만 3600원) 정도로 대폭 줄지만 지금까지 겨우 22명만 안치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인은 장례식을 성대하게 치르는 것을 선호하고 화장(火葬)이 아닌 토장(土葬)를 해야 한다는 전통적인 관념을 가지고 있어서 체면을 앞세운 이 같은 과도한 소비가 한동안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봉황망코리아 차이나포커스] 권선아 기자 sun.k@ife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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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차이나포커스 http://chinafocus.mk.co.kr/view.php?no=453&categorycode=51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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