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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보 넘겠다" 진르터우탸오, 콘텐츠 심사원 2000명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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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1위 모바일 뉴스앱 진르터우탸오(今日头条, TOUTIAO)가 최근 톈진(天津)서 콘텐츠 심사원 2000명을 채용하겠다는 공고를 내 화제를 모았다. ⓒ 봉황망(凤凰网)



중국 1위 모바일 뉴스앱 진르터우탸오(今日头条, TOUTIAO)가 최근 톈진(天津)서 콘텐츠 심사원 2000명을 채용하겠다는 공고를 내 화제를 모았다.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콘텐츠 심사 분야도 기계가 인력을 대체하는 상황에서 진르터우탸오의 이 같이 시간을 역행하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품었다. 이에 대해 현지 언론은 진르터우탸오가 이번 채용을 통해 웨이보의 대항마로 부상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4일 중국 봉황망(凤凰网)에 따르면 진르터우탸오가 선정적이거나 저속한 표현을 잡아내는 콘텐츠 심사원을 2000명 채용키로 했다. 

콘텐츠 심사원만 대규모로 채용하는 사례는 최근에도 여럿 있었다. 그 중 규모가 가장 큰 것은 지난해 5월 페이스북이 3000명을 뽑은 일이다. 당시 페이스북은 AI를 이용한 콘텐츠 심사 기술 개발에 한참 열을 올리던 때였다. 이에 업계에서는 "AI를 눈앞에 두고도 인력을 따로 고용한다는 것은 AI가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꼴”이라고 평가했다. 

머신비전을 연구하는 산스광(山世光) 교수는 "AI는 딥러닝의 방식으로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지만 사람은 귀납학습 이외에 연역추리도 가능하다”며 "윤리와 법의 경계에 걸친 애매한 내용을 AI가 판단하는 건 무리”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사진∙동영상∙라이브방송 등 새 콘텐츠의 등장은 AI에 고난도 판단 기술을 요하므로 아직은 인력이 직접 심사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열린 진르터우탸오 창작자대회에서 발표된 바에 따르면 진르터우탸오의 미디어∙1인미디어 플랫폼인 터우탸오하오(头条号)에서 활동하는 제작자는 120만 명을 돌파했다. 일 평균 50만 개의 콘텐츠가 올라오며 동영상 수는 매일 2000만 개가 업로드된다. 이처럼 방대한 내용을 전부 관리하기 위해선 콘텐츠 심사원 수를 늘리는 진르터우탸오의 행보는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채용에 진르터우탸오의 또 다른 계획이 숨겨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진르터우탸오의 규모로 볼 때 2000명의 직원 채용은 과한 숫자라는 것이다. 진르터우탸오 이용자 수가 1억 명을 넘어섰다고 하더라도 20억 명 가까이 되는 페이스북과 비교하면 여전히 작은 규모다. 페이스북이 심사원을 3000명 채용한 것에 비해 진르터우탸오가 2000명이나 뽑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봉황망은 진르터우탸오가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와 전면전을 치르기 위해 이번 직원 채용을 늘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 봉황망(凤凰网)



업계에서는 ‘콘텐츠 심사’, ‘톈진’이란 두 개의 키워드를 통해 손쉽게 웨이보를 떠올린다. 몇 년 전 현지 언론은 웨이보에서 근무하는 100여 명의 심사원이 월급 3000위안(약 49만 원)을 받으며 12시간씩 2교대로 일하는 실태를 조명한 바 있다. 당시 직원의 하루 평균 업무 처리량은 6만 건에 달했다. 웨이보 심사원의 근무지가 바로 톈진이다. 톈진은 임금이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베이징과 가까워 회사에서도 직원 관리가 편한 지역으로 꼽힌다.

봉황망은 진르터우탸오가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와 전면전을 치르기 위해 이번 직원 채용을 늘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 견해는 지난해 4월 진르터우탸오가 웨이보와 유사한 플랫폼인 웨이터우탸오(微头条)를 내놓은 것에서 비춰볼 때 신빙성이 크다. 

웨이보의 단점을 보완한 웨이터우탸오의 등장은 많은 네티즌들의 환영을 받았다. 웨이터우탸오는 류창둥(刘强东) 징둥그룹 CEO, 레이쥔(雷军) 샤오미 CEO, 위융푸(俞永福) 알리픽쳐스 CEO 등 과학기술 분야의 원로들뿐 아니라 자웨팅(贾跃亭) 러웨코 CEO 등 젊은 사업가까지 끌어들여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웨이보 중심으로 진영을 꾸렸던 패션과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1인미디어 제작자들도 본인의 웨이터우탸오를 사람들에게 추천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진르터우탸오의 일 평균 사용시간은 1위인 위챗의 바로 뒤이며 이용자의 활동량도 웨이보를 압도한다.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진르터우탸오의 이번 채용은 웨이보에 맞서기 위한 계획의 일환일 가능성이 크다. 봉황망은 전략이 매우 교묘했다고 전했다. 저속한 미디어 콘텐츠를 적발할 심사 인력을 늘린다고 밝혀 감독부처와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음과 동시에 웨이터우탸오를 성장시켜 소셜 분야의 강자로 서기 위해 단단히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이 전략이 성공한다면 진르터우타오는 중국 뉴스플랫폼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선두에 서게 되고 기업의 입지는 지금보다 훨씬 강화될 것이라고 봉황망은 분석했다.

[봉황망코리아 차이나포커스] 권선아 중국 전문 기자 sun.k@ife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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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봉황망코리아 ㅣ 차이나포커스 https://goo.gl/giRRk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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