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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發 중국이야기

도시의 고도가 말해주는 '중국의 건축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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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수많은 마천루들은 설계 초기단계에서 중국의 많은 전통문화의 사고를 융합시켰다.



▲ 중국에서 마천루를 건설하는 열풍이 일었다.


사람들은 중국 도시의 경관에 대해 언급할 때 흔히 ‘스카이라인’을 말한다. 중국은 지난 30년간 개혁과 개방을 거치면서 경제가 빠르게 발전해 고층 건축물이 경제력을 가늠하는 ‘역할’로 자리매김했다. 하나 하나씩 솟아오르는 도시의 마천루는 도시의 가장 대표적인 외관이자, 직관적인 도시의 대변인 역할을 하게 됐다. 자세히 살펴보면 중국의 마천루들은 자신만의 기품을 지니고 있으며 마천루의 높은 고도의 뒤에는 훌륭한 건축기술 외에도 곳곳에서 중국문화의 정취를 내뿜고 있다.

◇ 고대의 마천루는 얼마나 높았을까?

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최초의 마천루는 미국의 ‘홈인슈어런스 빌딩(home insurance building)’ 으로 1885년에 지어졌으며 최고 10층에 42m 높이로 당시 세계에서 제일 높은 건축물이었다.

사실 2000 여년 전, 중국 고대에 이미 높이가 거의 100m에 달하는 마천루가 존재했다. 역사상 최초의 마천루는 서한(西汉) 무제(武帝) 유철(刘彻)에 의하여 지어졌다. 기원전 115년 한무제는 당시 수도인 장안(长安)의 건장궁(建章宫) 안에 약 50여 척(1척은 약 2m에 해당)의 ‘신명대(神明台)’를 지었다


▲ 징양(泾阳)의 숭문보탑(崇文宝塔) ⓒ 봉황망(凤凰网)


중국에서 현존하는 가장 높은 고대 건축물은 징양(泾阳)의 숭문보탑(崇文宝塔)이다. 숭문탑사(崇文塔寺)의 기록에 의하면 이 탑은 만력(万历) 33년에 준공되었다. 누각 형식의 전탑(벽돌탑)인 숭문보탑은 평면에 팔각형 형태로 총 13층을 이루고 있으며 전체 높이는 83.218m이다. 팔괘 모양에 걸쳐진 지붕의 고대건축원리 설계에 따라 탑의 하층부에서 정상에 이르기까지 모두 푸른 벽돌로 지어졌다. 비록 숭문보탑은 높긴 하지만 중국 고대사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영화 ‘적인걸:측천무후의 비밀’에서 여황제 무측천(武则天, 측천무후)이 건조한 ‘통천부도(通天浮 屠)’는 신화도 아니고 전설도 아니었다. 그것은 실제로 존재했던 당나라 시대 고층 건축물 ‘천당(天堂)’이었다.

여황제 측천무후는 당시 안하무인에 천하를 우습게 여기며 일심으로 전대에 누구도 하지 못했던 것들을 실현하려고 했다. 하늘에 닿을 듯 높은 대형 누각을 짓는 것에 빠진 그녀는 동도(东都) 낙양(洛阳)에 마천루 두 개, 즉 ‘명당(明堂)’과 ‘천당(天堂)’을 지었다. 명당은 기저(基底)가 가로 세로 각각 90m에 높이 88.88m로 당시 당나라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었다. 그러나 명당이 완공된 후 얼마 되지 않아 측천무후는 즉시 설회의(薛怀义)에게 대형 불상을 안치하는 데 보다 높은 ‘천당’을 지을 것을 명령했다.

그렇다면 천당은 과연 높이가 어느 정도 였을까? ‘자치통감(资治通鉴)에 비교적 상세한 묘사가 나오는데 천당은 5층 높이로 3층의 고도가 이미 명당보다 높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를 토대로 계산해 보면 천당의 높이는 최소한 150m 이상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 고탑 미학의 현대 계승

중국의 탑 건축공법은 아마도 오늘날의 초고층 건물에 전승돼 승화된 듯 하다. 사실 중국의 수많은 마천루들은 설계 초기단계에서 중국의 많은 전통문화의 사고를 융합시킨 것이다.



▲ 상하이의 진마오 타워(金茂大厦) ⓒ 봉황망(凤凰网)


고도 420m의 1999년에 준공된 상하이의 진마오 타워(金茂大厦)는 중국 초고층 빌딩의 효시라고 할 수 있다. 20세기 중국의 고층 건축 수준을 보여주는 대표작으로서, 이 빌딩의 상징적 위상은 단순히 물리적인 높이에 있는 것이 아니며 바로 그것이 지니고 있는 일류의 설계이념과 첨단과학기술 함량, 그리고 문화 체득에 있다.

많은 사람들은 진마오 타워를 볼 때 매우 중국적이라고 표현한다. 어떤 각도에서 바라보든 진마오 타워는 마치 현대의 금속, 유리의 재질로 둘러 쌓여 있는 중국의 높은 탑을 보는 것 같기 때문이다. 진마오 타워의 입체구도는 13개의 내부 탑의 마디로 이루어지는데 위는 작고 아래는 크다. 한마디로 진마오 타워는 마천루 보탑의 결정체처럼 우뚝 솟아 기묘한 신비를 자아낸다. 유리, 철근콘크리트 등 건물에 사용된 현대 첨단건축 재료 는 밤낮으로 바뀔 때마다 명암의 변화와 원근 고저의 시각 변화에 따라 금으로 보이기도, 은으로 보이기도, 혹은 청색으로 보이기도, 회색으로 보이기도 하며, 또한 보였다 안 보였다 한다.


▲ 상하이 타워(上海中心大厦) ⓒ 봉황망(凤凰网)



중국 최고층 건축물인 상하이 타워(上海中心大厦)도 이러한 점을 완벽하게 구현했다. 그것의 외양은 마치 비상하는 거대한 용과 같다.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한 마리의 거대한 용이 빌딩 아래에서부터 위로 휘감아 올라가서 결국 스카이 라인 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 항저우(杭州) 시후(西湖) 호반의 가오더즈디 광장(高德置地广场) ⓒ 봉황망(凤凰网)


그로부터 수년이 지난 후 항저우(杭州) 시후(西湖) 호반의 가오더즈디 광장(高德置地广场)에서 현대 건축과학기술은 다시 한 번 중국문화에 내재된 코드와 완벽하게 융합된다. 가오더즈디 광장이 랜드마크가 될 수 있었던 중요한 원인은 바로 일류의 설계이념과 문화 체득 때문이다. 건축가들은 가오더즈디 광장의 정면에 각기 다른 재질의 유리를 사용했으며 시후의 호반에서 ‘쳰탕쟝(钱塘江) 강변에 서있는 시후의 모습’을 연출해 내었다.

◇ 건물의 고도 뒤에 숨어 있는 과학기술의 ‘고도’

마천루는 왜 우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일까? 그건 단지 그것들의 기적과도 같은 높은 고도뿐만 아니라 그러한 고도를 완성하기 위해 수반되어야 하는 과학기술의 진보와 설계 솜씨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마천루에서 뛰어난 건축기술은 고도와 마찬가지로 매우 중요하다. 건축물의 고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고층 구조는 ‘가로 방향력(lateral force, 바람과 지진의 작용)’에 더욱 민감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구조기술자들은 중력의 작용 외에 구조의 가로 방향 강도(刚度), 강도(强度), 안정성 및 동력 특성들을 고려하게 됐다.



▲ 선전 핑안 금융센터(深圳平安金融中心) ⓒ 봉황망(凤凰网)



약 600m 고도의 선전 핑안 금융센터(深圳平安金融中心)는 ‘대형골격 - 코어튜브 - 오버행잉 암 (overhanging arm)’의 횡저항 시스템을 채택했으며 건물 상부의 체계는 강철대들보가 지지하는 복합바닥(composite floor) 체계로 외형 프레임은 8개의 대형 철근콘크리트 기둥, 7개의 대형 가새(diagonal bracing)와 7개의 링 트러스(Ring truss) 를 채택해 구성되었으며 내외 코어튜브 사이는 4개의 아우트리거(outrigger)를 통해 서로 연결시켰다. 그리하여 구조의 가로 방향 강도를 크게 향상시켰다.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마천루는 초고층 건축의 ‘정해신침(定海神針, 손오공의 여의봉)’이라 불 리 는 장치 ‘윈드 댐퍼(Wind Damper, 마천루의 평형을 잡아주는 장치)’를 채택하여 대형 건물이 바람에 의해 흔들리는 폭을 줄여 나가고 있다.

타이베이(台北) 101 빌딩의 경우 빈번하게 발생하는 태풍 속에서도 ‘안정’을 유지시키기 위해 88층과 92층 사이에 직경 5.5m, 무게 660톤의 황금색 쇠구슬(Ball)을 걸어놓았다. 이것은 현재까지 세계에서 가장 크면서 유일하게 대중에게 개방된 윈드 댐퍼다.

이 밖에 마천루는 건축의 기능성, 미관, 친환경 등 여러 방면이 두루 고려돼야 한다. 마천루 건물 내부에는 사무, 비즈니스, 전시, 쇼핑, 숙박, 요식, 오락, 관광 등 모든 것이 다 갖춰져 있으며 상하를 가로지르는 엘리베이터는 토지의 이용률을 극대화시킨다. 텐센트 빈하이 빌딩, 알리바바 본사 신사옥 등 첨단 과학기술 건축물들은 에너지 절약 및 온실가스 배출 감소, 친환경 등의 요소를 내부 건축에 융합시켰으며 오늘날의 다른 마천루들처럼 초고층 건축물일뿐만 아니라 하나의 수직 생태계라고 할 수 있다.

제휴매체 중국 ‘금교(金桥)’ 정리: 최예지 중국 전문 기자 rz@ifeng.co.kr 

 출처: 봉황망코리아 ㅣ 차이나포커스  https://goo.gl/eTuaZ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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