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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發 중국이야기

[라이프 앤] ‘결혼은 현실’…中 총각의 결혼 수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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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망코리아 차이나포커스] 중국에서 미혼남성 문제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남겨진 남성과 여성을 뜻하는 '성난'(剩男), ‘성뉘’(剩女)란 신조어까지 생겨나면서 명절날 고향에 방문할 때 가짜 애인을 동원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번 사연의 주인공인 밍숭(明松) 또한 이런 사회문제 때문에 속을 앓고 있다.


▲ 사진출처 = 봉황망 짜이런지엔(凤凰网在人间) / 사진촬영 : 주웨이궈(朱卫国)



결혼을 못하는 사람. 올해로 33살이 된 농촌 총각 ‘밍쑹’의 이야기다. 과거 소개팅, 인터넷 등 많은 방법으로 여자를 만났지만 인연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시간이 생기면 혼자 공원에 거니는 자신이 이제는 자연스럽다고 한다.


▲ 사진출처 = 봉황망 짜이런지엔(凤凰网在人间) / 사진촬영 : 주웨이궈(朱卫国)


밍쑹의 고향은 장쑤(江苏)성 양저우(扬州)다. 그렇게 못사는 집안은 아니지만 지방도시마저 집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평균 70~80만 위안(한화 약 1억 3000만 원)의 신혼 집을 마련할 만한 형편은 아니다.



▲ 사진출처 = 봉황망 짜이런지엔(凤凰网在人间) / 사진촬영 : 주웨이궈(朱卫国)


밍쑹의 부모님은 고향 양저우에서 작은 슈퍼를 운영하신다. 지난 2011년에는 부모님의 결혼 성화에 못 이겨 동향의 한 여성과 선을 봐 결혼 직전까지 갔었지만 여자 측의 무리한 금전적인 요구에 결국 파혼했다.


▲ 사진출처 = 봉황망 짜이런지엔(凤凰网在人间) / 사진촬영 : 주웨이궈(朱卫国)


밍쑹이 항저우시의 한 길거리에 걸려있는 공개구혼 공고를 유심히 보고있다. 밍쑹이 항저우에 정착한지 3년째 되는 해 이 공개구혼 거리를 친구를 통해서 알았다고 한다. 이를 통해 2명정도 만나봤지만 끝이 안좋아 이젠 다시는 안 간다고 한다.


▲ 사진출처 = 봉황망 짜이런지엔(凤凰网在人间) / 사진촬영 : 주웨이궈(朱卫国)


2015년, 밍숭은 항저우를 떠나 상하이에 정착했다. 직장에 다니면서 그의 동료들이 4~5명 차례 소개팅을 주선해줬지만 모두 흐지부지 끝났다. 소개팅에서 만난 여성과 찍은 사진은 아직도 핸드폰에 고이 간직하고 있다. 끝이 어떻게 됐든 추억은 소중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 사진출처 = 봉황망 짜이런지엔(凤凰网在人间) / 사진촬영 : 주웨이궈(朱卫国)


2016년 10월 25일, 상하이 한 공원에서 공개 구혼 행사가 있었다. 펼쳐 논 우산 위에 각종 구혼자들의 정보가 널려 있었는데 그는 짧게 눈길만 주고 그냥 지나간다. “자세히 볼 필요도 없어요. 여기 구혼녀들의 기본 조건은 집인데…”라며 쓸쓸히 웃어넘겼다.


▲ 사진출처 = 봉황망 짜이런지엔(凤凰网在人间) / 사진촬영 : 주웨이궈(朱卫国)


그의 대부분 친구들과 직장동료는 결혼을 했다. 총각시절엔 퇴근하고 친구들과 식사 한끼 하는게 어려운 일도 아니였는데 지금은 다들 가정에 충실하느라 1년에 얼굴 몇 번 보기도 힘들다. 혼자 밥 해먹는데 익숙해진 그의 요리실력은 일취월장 했다.



▲ 사진출처 = 봉황망 짜이런지엔(凤凰网在人间) / 사진촬영 : 주웨이궈(朱卫国)


그의 무료한 밤을 달래는 유일한 친구는 스마트폰이다. 채팅 어플을 통해 대화를 주고 받는 여성이 있긴 하지만 본인의 키나 외모에 상대방이 실망할까 봐 걱정이라고 한다.


▲ 사진출처 = 봉황망 짜이런지엔(凤凰网在人间) / 사진촬영 : 주웨이궈(朱卫国)


밍숭은 요즘 들떠있다. 조만간 채팅으로 친해진 한 여성을 만나기로 했는데 포스터의 광고모델과 비슷하게 생겼다고 한다. 


▲ 사진출처 = 봉황망 짜이런지엔(凤凰网在人间) / 사진촬영 : 주웨이궈(朱卫国)


그가 채팅녀에게 선물 할 목걸이를 보여주고 있다. 거금 800 위안(한화 약 13만 원)을 들여 산 목걸이가 채팅녀의 마음에 쏙 들었으면 좋겠다며 웃음을 지었다.


▲ 사진출처 = 봉황망 짜이런지엔(凤凰网在人间) / 사진촬영 : 주웨이궈(朱卫国)


오랜만의 데이트인 만큼 새로 산 청바지로 한껏 멋을 내 본다.


▲ 사진출처 = 봉황망 짜이런지엔(凤凰网在人间) / 사진촬영 : 주웨이궈(朱卫国)


밖에 나가기 전 거울 앞에서 한번 더 확인.


▲ 사진출처 = 봉황망 짜이런지엔(凤凰网在人间) / 사진촬영 : 주웨이궈(朱卫国)


화려한 목도리만큼 밍숭의 마음도 들떠있다.


▲ 사진출처 = 봉황망 짜이런지엔(凤凰网在人间) / 사진촬영 : 주웨이궈(朱卫国)


상하이역에 도착한 그는 너무 긴장돼 한시도 가만 있질 못했다. 하지만 십 여분이 흘러 상하이역에 도착한 그녀의 모습은 사진과는 너무 달랐다.


▲ 사진출처 = 봉황망 짜이런지엔(凤凰网在人间) / 사진촬영 : 주웨이궈(朱卫国)


사진과 너무 다른 그녀의 '실체'에 실망했지만 멀리 광저우에서 온 그녀를 외면할 순 없었다. 한참을 머뭇거린 밍숭은 일단 집으로 초대해 밥이라도 한끼 대접하겠다고 했다. 채팅녀와 같이 집으로 가는 지하철 안이 왠지 모르게 씁쓸해 보인다.


▲ 사진출처 = 봉황망 짜이런지엔(凤凰网在人间) / 사진촬영 : 주웨이궈(朱卫国)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밍숭의 허탈한 표정이 그의 현재 심정을 대변해준다.


▲ 사진출처 = 봉황망 짜이런지엔(凤凰网在人间) / 사진촬영 : 주웨이궈(朱卫国)


채팅녀가 혹시라도 상처 받을까 밍숭은 자신이 실망했다는 속마음을 얘기 못했다. 저녁식사 준비를 위해 주방으로 간 그와 그녀 사이의 벽이 꽤 두터워 보인다.


▲ 사진출처 = 봉황망 짜이런지엔(凤凰网在人间) / 사진촬영 : 주웨이궈(朱卫国)


상하이에 처음 왔다는 그녀의 소원은 와이탄(外滩)에 가는 것. 그래,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주는데 산 사람 소원을 어찌 마다 하랴…어색한 그와 그녀의 데이트는 사진만으로도 충분한 설명이 된다.


▲ 사진출처 = 봉황망 짜이런지엔(凤凰网在人间) / 사진촬영 : 주웨이궈(朱卫国)


어색한 침묵에 지친 밍숭은 갑자기 몸이 안좋다며 집으로 향했다.



▲ 사진출처 = 봉황망 짜이런지엔(凤凰网在人间) / 사진촬영 : 주웨이궈(朱卫国)


상하이에서 다니던 회사의 부도와 함께 그의 단칸방도 계약이 끝났다. 차마 챙기지 못한 짐은 잠시 친구네 집에 맡기기로 부탁했다.


▲ 사진출처 = 봉황망 짜이런지엔(凤凰网在人间) / 사진촬영 : 주웨이궈(朱卫国)


힘들고 지칠 때 그는 과거 첫사랑의 사진을 꺼내 보곤 한다. 한때 결혼까지 생각했던 사이지만 여자측 부모님의 극심한 반대에 결국 둘은 헤어졌다.


▲ 사진출처 = 봉황망 짜이런지엔(凤凰网在人间) / 사진촬영 : 주웨이궈(朱卫国)


과거 첫사랑 얘기를 털어놓은 그는 깊은 한숨만 쉬었다. 이렇게 스치는 인연이 쌓일수록 결혼에 대한 두려움도 커진다.


▲ 사진출처 = 봉황망 짜이런지엔(凤凰网在人间) / 사진촬영 : 주웨이궈(朱卫国)


춘절에 고향에 내려간 밍숭은 매년 되풀이 되는 친척들의 결혼하라는 성화에 이미 적응한 듯 담담한 표정이다. 그는 결혼을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는 거라고 주장했지만 오히려 잔소리만 더 들었다.



▲ 사진출처 = 봉황망 짜이런지엔(凤凰网在人间) / 사진촬영 : 주웨이궈(朱卫国)



올해는 꼭 결혼에 골인하겠다는 그의 다짐이 진지함을 넘어 비장하기까지 하다.


중국의 성비 불균형과 사회·경제적 불평등은 미혼 남성을 늘리는 주요원인이다. 중국의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남성이 결혼하기 위해 집 한 채, 승용차 한 대, 10여만 위안의 현금을 예물로 준비해야 한다며 평균 60~70만 위안(한화 약 1억 원)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자이전우(翟振武) 중국 런민대 인구발전연구센터 주임은 “만약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앞으로 30년 이내 결혼 적령기 미혼 남성 수는 30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남녀평등 관련 사회 교육을 확대하고, 농촌과 도시 빈민층의 경제 불균형 해소 등 사회와 문화적인 대책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봉황망 중한교류 채널] 윤이현 기자 yoon@ife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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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봉황망코리아 ㅣ 차이나포커스 https://goo.gl/NGtuL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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