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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發 중국이야기

“미국 의존도 낮추기” 특명 내려진 중국의 ‘반도체 굴기’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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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망코리아 차이나포커스] '인텔 프로세서를 넘어서라'. 중국 반도체 기업에 내려진 특명이다. 대표 주자 중 하나인 중국 반도체 대기업 칭화유니그룹이 굵직한 투자를 이어가며 대륙의 ‘반도체 굴기’에 힘을 더하고 있다. 목표는 바로 인텔과 퀄컴 등을 위시한 미국 반도체 기업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다. 


▲ 칭화유니그룹 본사 전경


◇선봉에 선 칭화유니그룹과 SMIC

최근 중국 칭화유니그룹은 난징에 300억 달러(약 2056.38억 위안, 약 35조원) 규모 반도체 산업 기지 투자 사실을 공표해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 곳에서는 주로 3D 낸드 플래시(NAND FLASH) 및 DRAM 메모리 반도체 등이 월 10만장씩 양산될 예정이다. 면적은 1500m2(약 450평)에 달한다. 중국 최대 반도체 제조 공장이다. 앞서 칭화유니그룹의 자회사 XMC는 지난해 3월 중국 허베이성 우한에 240억 달러(약 28조원) 규모 메모리 반도체 공장 건설을 공표한 바 있다. 

칭화유니그룹에 앞서 최근 중국 내에서 공장 건설의 주역 기업으로 SMIC도 꼽을 수 있다. 이미 상하이와 베이징에 공장을 보유했으며 상하이, 톈진, 선전에서 추가로 공장을 확장하고 있다. 칭화유니그룹이 지난해 XMC를 인수한 이후 세운 창쟝메모리도 과거에 SMIC가 지었던 공장이다. 

칭화유니그룹과 SMIC의 움직임은 중국 정부의 커다란 ‘청사진’ 안에서 이뤄진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장의 효과’ 보다 ‘목표를 이루기 위한 장기적 투자의 서막’이라는 중국 정부의 인식을 들여다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중국 언론 제일재경망은 이에 대해 “칭화유니그룹의 이번 투자가 전체 반도체 업계에 미칠 영향은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면서 전문가 말을 빌려 ‘꼭 가야할 길’이란 점을 언급하고 있다. 제일재경망에 따르면 가트너 반도체 분석 및 연구 총괄 셩링하이(盛陵海)는 “과거 산업화 시기 좋은 철강이 필요했지만 현대의 정보화 시대에는 좋은 반도체가 필요하다”며 “새로 다가오는 시대의 반도체 산업은 핵심 기술과 상품화를 고려해 발전하고 국가의 자금 지원을 통해 안정적으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중국의 반도체 산업에 관해서는 “핵심 기술 인재가 부족하다”며 “국가와 정부가 통합적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해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 ‘글로벌 선두 주자’가 되겠다는 칭화유니그룹의 홈페이지 메인 화면




이같은 중국 반도체 굴기의 중심에 선 칭화유니그룹은 활발한 인수합병(M&A) 투자를 이어왔다. 2013년 12월과 2014년 7월, 각각 17.8억 달러와 9.07억 달러를 투자해 상장 기업인 스프레드트럼(Spreadtrum)와 RDA를 잇따라 인수하면서 반도체 공룡으로 거듭났다. 2014년 9월, 인텔은 15억 달러를 투자해 칭화유니그룹 지분의 20%의 취득했다. 2015년 5월 21일 칭화유니그룹은 HP 산하의 H3C지분의 51%를 사들여 이 회사의 최대 주주가 됐다. 이외에도 38억 달러를 추가로 출자해 스토리지 업체 웨스턴 디지털(Western Digital)에 투자했으며 대만 기업 쥬청(力成)에도 6억 달러를 투자했다.

제일재경망은 “수년 전 칭화유니그룹은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기업이었지만 2014년 이후 200억 달러 규모의 M&A 큰 손으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2015년 7월 칭화유니그룹은 비공식적으로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에 230억 달러 규모의 인수 제안을 했으나 거절 당했다. 이유는 바로 미국 정부가 정보보안을 이유로 거래를 제지했기 때문이라고 제일재경망은 덧붙였다. 

◇숨가쁜 중국의 미국 ‘반도체’ 추격전…중국 “2025년 까지 30% 자급자족”

제일재경망이 만난 익명의 칭화유니그룹 관계자는 “미국은 일찍이 반도체 전략 위원회를 설립해 정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등 중국 반도체 산업의 동향을 주시해 왔다”며 “최근 정책과 법규 측면의 변화가 있기는 했지만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중국에 대한 압박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으며 양측의 견제 역시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대통령과학기술자문위원회(PCAST)가 발표한 ‘미국 반도체의 주도적 지위 확보’ 보고서에는 중국 반도체 산업의 부상이 미국에 이미 ‘위협’ 요소가 되고 있으며 정부가 중국 산업에 대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제안이 실려있다. 

미국 역시 중국의 추격을 상당히 의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일재경망은 “사실상 미국이 수출하는 반도체의 절반은 중국으로 팔려나간다”며 “비록 미국이 반도체 업계에서 선두적 지위를 점하고 있지만 반도체 주도권이 점차 중국으로 이동할 것으로 미국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인텔, 마이크론, 퀄컴의 주요 수요처는 바로 중국”이라며 “중국이 1500억 달러의 글로벌 규모 반도체 발전 계획을 내놓은 목적은 바로 서양의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라고 시인했다. 

하지만 중국 전문가들은 후일 미국을 ‘앞지를’ 가능성은 있으나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단 투자는 멈추지 않는다. 가트너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계획과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이뤄지는 중국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주식유한회사(CICIIF)의 첫번째 펀딩 규모는 약 200억 달러다. 하지만 현지 업계가 추산했을 때 중국 현지 정부와 국유기업의 1차 투자 총액은 10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2016년 9월까지 CICIIF가 비준한 100억 달러의 기금 중 약 60%가 반도체 제조에, 27%가 반도체 설계에, 8%는 패키징과 테스트에, 3%는 장비에, 2%는 재료에 쓰인다.

가트너는 “1000여억 달러의 투자는 중국 본토 반도체 기업의 매출을 2025년 3배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2025년까지 중국 본토의 PC와 서버의 프로세서 중 30%가 ‘허가증 협의 체결’ 방식으로 중국 국내에서 설계 및 제조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 전문가들 “아직 긴 여정 필요”

하지만 중국 제조 전문가들은 이른 시간 내 30% 자급자족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일재경망과 만난 칭화유니그룹의 관계자는 “2025년 30%란 목표는 매우 낙관적인 수치”라며 “반도체 산업의 사슬이 매우 길기 때문에 세분화된 업종까지 고려한다면 중국 반도체의 수많은 고리가 아직 완전히 독립할 만 수준은 아니며 아직 긴 여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반도체 굴기’에 힘입어 반도체 장비 시장은 활기를 띌 전망이다. 제일재경망은 “이번 투자에서 반도체 장비 업체들은 중국 시장에서 향후 새로운 웨이퍼 가공 공장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데 포착한 상태”라고 전했다. 셩링하이 총괄은 “비록 대부분의 제조업체 기술이 근시일내에 세계적인 선두 수준으로 올라서긴 어렵겠지만 새로 늘어나는 12인치와 8인치 웨이퍼의 생산능력은 2020년 이전에 기존 웨이퍼 OEM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2026년까지 이뤄질 2차 투자는 시장에서 쌓인 성공적인 경험을 토대로 더욱 선진적인 기술에 주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제일재경망에 따르면 IT 기반 인프라와 장비 자급자족을 위해서 중국 정부는 최근 몇 년간 줄곧 X86, ARM, Alpha등 여러 구조의 고성능 CPU를 개발해 왔다. 하지만 상업화와 시장 진입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봉황망 중한교류 채널] 유효정 기자 hjyoo@ifeng.co.kr

출처: 봉황망코리아 ㅣ 차이나포커스 https://goo.gl/ZzBBB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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