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發 중국이야기

중국에서 디자이너로 살아남는 방법

반응형

▲ 사진출처 = 관조시상망(观潮时尚网)


[봉황망코리아 차이나포커스] “유럽 명문 패션스쿨을 졸업해 유명 브랜드에서 몇 시즌 동안 인턴을 경험한 후 글로벌 4대 패션 위크를 통해 개인 컬렉션을 선보인다. 그 후 디자인 컴페티션에서 수상을 하고 미디어를 통해 떠오르는 신예로 칭송 받으며 유명 편집숍에 셀렉트돼 자신의 브랜드를 판매한다.” 


위 사례는 많은 사람들이 디자이너 브랜드가 성공하려면 꼭 거쳐야 할 관문이라고 여기는 동화 같은 스토리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과정을 거쳐 성공하는 케이스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가운데 중국 관조망(观潮网) 예치정(叶琪峥) 편집장이 중국에서 디자이너로 살아남는 방법에 대한 분석기사를 내놓아 눈길을 끈다.

예치정 편집장에 따르면 해외의 경우 유능한 디자이너들은 우선 유명 브랜드에서 일정 기간 동안 경험을 쌓은 뒤 개인 브랜드를 론칭한다. 그 브랜드가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으면 유명 브랜드에 스카우트돼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개인 브랜드를 동시 운영한다. 

하지만 중국 상황은 다르다. 예 편집장은 “중국에서 아무리 유명한 독립 디자이너가 되더라도 중국 대형 패션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데려가는 경우는 드물다”며 “중국은 아직 비즈니스 안목이 부족하고 경영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유럽의 디자이너들과 같은 길을 가려고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예 편집장은 또 “중국 디자이너들이 한국 디자이너들을 부러워할 필요가 없는데 그 이유는 한국의 상황이 중국보다 더욱 참혹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한국의 패션은 좀더 쇼 비즈니스(Show Business)에 가깝다. 한국 패션산업은 편집숍이 부족하고 독립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판매 루트가 불확실해 패션 주기에 맞춰 성장하는 게 쉽지 않은 실정이다. 한국 주요 도시의 편집숍 수량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물론 '패션메카' 동대문이 있긴 하지만 서울 패션위크 무대에 참여한 브랜드는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쇼만 하고 싶을 뿐 판매하려고 하지 않는다. 예 편집장은 그 이유에 대해 “아마도 전 세계가 모두 패션 미디어에 현혹되어 제대로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답했다. 이어 “다행히 한국에는 잘나가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있어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연예인 스타들과 손을 잡고 성장할 수 있다”며 “외국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쇼룸(Showroom)은 한국 서울 패션위크 쇼에서 찾아 볼 수 없는데 이는 바이어들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디자이너 브랜드는 보통 자체적으로 작은 매장을 내고 온라인을 통해 판매를 하며 주문이 들어오는 만큼만 생산하는 공방 스튜디오 형식으로 운영된다. 

중국의 독립 디자이너들에게는 희망이 없는가에 대해 예 편집장은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며 중국에서 성공의 길을 걷는 회사 몇 곳을 예로 들었다. 

먼저 JNBY는 상하이 패션위크 동안 홍콩에 상장됐는데 이 회사는 중국 전체 디자이너 브랜드 중에서 1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丽媛)이 러시아 순방 때 입은 것으로 알려진 광저우의 패션 브랜드 '익셉션(EXCEPTION)'은 올해 베이징 패션위크 때 브랜드 창립 2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고 상하이의 패션 브랜드 '주크주그(ZUCZUG)'도 어느덧 10여 년이라는 역사가 흘렀다. 두 브랜드는 중국 백화점의 부흥과 함께 성장하면서 비슷한 시기에 시작해 성공을 거뒀다. 이와 같은 다수 브랜드 대부분이 숙녀복이지만 모두 각자의 스타일로 함께 길을 걸어왔다. 익셉션(EXCEPTION)과 주크주그(ZUCZUG)는 자신들만의 디자이너 브랜드를 고수했고, 아이시클(ICICLE)은 편안한 착용감, 친환경 소재, 오피스룩 스타일을 선도했다. 중국 패션브랜드는 중국의 중고급 여성복 시장을 성장시키는 데 한몫을 톡톡히 했다. 

중국 중상층 소비자들은 중고급 브랜드의 여성 의류를 구매하기 위해 JOYCE, Lane Crawford, SKP, Grand Gate way66 등을 거닐거나 해외에서 폭풍 쇼핑을 한다. 예 편집장은 “이들이 원하는 것을 만족시키는 브랜드가 이 시장에서 승기를 거머쥘 것”이라며 “80~90년대 이후 출생한 소비자들은 이미 SPA 브랜드에 싫증났고 유명 브랜드를 잘 알 뿐만 아니라 패션 가치에 대한 이해도도 높기 때문에 이들을 사로잡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봉황망 중한교류 채널] 권선아 기자 sun.k@ifeng.co.kr
[ⓒ 봉황망코리아미디어 & chinafocus.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출처: 봉황망코리아 ㅣ 차이나포커스 https://goo.gl/QJcuvJ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