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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發 중국이야기

[라이프 앤] 中 악명 높은 ‘스모그 근원지’, 그 실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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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봉황망(凤凰网)


[봉황망코리아 차이나포커스] 허베이(河北)성 탕산(唐山)시 무창커우(木厂口) 쑹팅(松汀)촌, 중국 굴지의 철강기업에서 내뿜는 매연이 하늘 위로 올라가고 있다. 거대한 수익을 벌어들이는 대신 공장에서 배출된 오염물질은 하늘, 토지, 강 등 마을 곳곳으로 퍼져 나갔다. 주민들은 기업이 야기한 환경 오염에 대해 두려움에 떠는 한편 공장이 폐쇄되면 일자리가 사라질까 봐 근심하고 있다. 불만과 타협이 교차하는 이곳은 그들에게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는 ‘스모그 근원지’가 됐다.

최고 전성기 시절, 인근 지역에는 14~15개의 철강 공장이 있었다. 이들 공장에서 쉴 새 없이 배출되는 오염 물질로 인해 썩은 계란 냄새와 같은 고약한 냄새가 항상 공기 중에 진동했다. 중국 대다수 언론은 이곳을 ‘스모그 근원지’라고 불렀다. 


▲ 사진출처 = 봉황망(凤凰网)


오염은 이미 마을 곳곳에 깊이 스며들었다. 쑹팅촌 주민인 양허위안 일가는 1년 내내 창문을 굳게 닫고 산다. 창문마다 겹겹이 쌓인 먼지로 가득하다. 손으로 한 번 쓸어 내리면 검은 색의 기름 때가 함께 쓸려 나간다. 


▲ 사진출처 = 봉황망(凤凰网)


5년 전 뇌경색을 앓았던 양허위안 씨는 두 손과 발이 가끔씩 말을 듣지 않는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난 뒤 양 씨는 아들과 12년째 함께 살고 있다. 최근 쑹팅에는 백여 가구가 살고 있는데 자녀들이 독립해 떠나고 남겨진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 사진출처 = 봉황망(凤凰网)


양 씨가 옥상 위에 둔 고구마에 두터운 먼지 층과 금속 물질이 붙어 있다.


▲ 사진출처 = 봉황망(凤凰网)


쑹팅촌과 인근 공장이 밀집한 교차로, 한 주민이 기르는 거위의 털이 온통 잿빛으로 뒤덮였다


▲ 사진출처 = 봉황망(凤凰网)


마을의 수도시설에도 문제가 있다. 주민들이 우물에서 물을 길어 올리면 두꺼운 기름 층이 수면 위를 덮고 있다. 이 물을 가져다가 끓인 냄비 바닥에는 흰색의 잔여물로 가득하다.


▲ 사진출처 = 봉황망(凤凰网)



질병은 쑹팅 전역에 만연하다. 쑹팅 서쪽에 사는 우지 씨는 심장과 폐 질환을 앓고 있고 잦은 두통, 비염으로 수년 째 고생 중이다. 그의 얼굴에서 씻어도 깨끗이 씻기지 않는 거무스름한 재가 항상 묻어 난다. 그는 “눈이 자주 건조해지고 아파서 눈을 똑바로 뜨기 힘들다”고 말했다.


▲ 사진출처 = 봉황망(凤凰网)


올해 65세인 장추이란 씨는 뇌경색으로 5년째 침상에 누워 있다. 그의 남편은 매일 그녀를 돌본다. 그녀는 “몸을 옆으로 움직이는 것도 남편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쑹팅촌에서 심장질환, 뇌질환을 앓는 사람들은 셀 수 없이 많다. 마을 주민들의 사망등기에 관한 보고서를 보면 사망자 25명 중 23명은 모두 심장혈관 질환, 호흡기 질환, 폐암으로 사망했다.


▲ 사진출처 = 봉황망(凤凰网)


철강산업이 번창할 당시 마을 주민들은 하루 동안 25킬로그램에 달하는 코크스 덩어리를 주웠는데 이를 시장에 내다 팔면 25위안을 받았다. 정부에서 생산량을 제한한 이후 이를 생계 수단으로 삼는 사람들은 현재 거의 사라졌다. 


▲ 사진출처 = 봉황망(凤凰网)


2003년부터 쑹팅촌에는 농작물을 심을 만한 땅이 없다. 지난 2월 17일 시샤허판(西沙河畔), 류쥔 씨가 농지를 태우고 있다. 그는 2014년부터 황무지를 개간해 왔는데 최근에는 오염된 시샤(西沙) 강가 근처 황무지 위에 옥수수 등 경작물 몇 종을 심어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 사진출처 = 봉황망(凤凰网)


지난 2월 18일 양페이원 씨는 이미 폐교된 지 7, 8년이 넘은 쑹팅 초등학교를 찾아 이곳의 오염 실태를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양 씨의 최대 관심사는 스모그다. 그는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50년이 돼야 스모그 문제가 해결된다고 하는데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 사진출처 = 봉황망(凤凰网)


최근 쉬젠청 씨는 친구를 도와 화물 운송 일을 한다. 매일 새벽 3시에 집을 나오면 다음 날 오전에야 하루 일과가 끝난다. 그는 “예전에 공장에서 일할 때는 2000위안(약 32만7869원)을 채 못 벌었지만 지금은 5000위안(약 81만9672원) 가까이 받는다”며 “하지만 매주 80시간 가까이 차를 운전한다는 게 결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형과 함께 가족을 부양하고 있다. 한밤중, 쉬 씨가 업무를 마치고 군만두 1인분을 사서 겨우 배를 채우고 있다.


▲ 사진출처 = 봉황망(凤凰网)


야오잔유 일가는 쑹팅에서 처음으로 신구(新区)에 이사온 가족이다. 최근 야오 씨는 정부에서 지급하는 매월 180위안(약 3만원)의 최저생활비를 받고 가끔 이웃의 일손을 도와 일당 100위안(약 1만7000원) 정도를 번다. 아내는 공공장소 화장실 청소로 매달 900위안(약 14만7541원)을 번다. 올해 27세가 된 야오 씨의 아들은 최근 철강회사 임시직으로 취직해 매달 2000위안(약 32만7869원)을 받는다. 야오 씨는 “집은 있지만 수입이 없다”며 “아들은 결혼할 꿈도 꾸지 못한다”고 말했다.



▲ 사진출처 = 봉황망(凤凰网)


저녁 시간, 신구 근처 공장 굴뚝에서 짙은 매연이 끊임없이 솟아오르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이를 보고 큰 충격에 빠졌다.


▲ 사진출처 = 봉황망(凤凰网)


지난 2월 24일, 쑹팅(松汀)의 하늘이 모처럼 맑았다. 양 씨가 신구(新区) 인근 공터에 앉아 졸고 있다. 그의 대다수 친척과 친구들은 쑹팅의 낡은 집을 팔아 신구로 이사 왔다. 하지만 양 씨의 집은 팔리지 않아 쑹팅을 벗어나지 못했고 가끔 운동 삼아 이곳을 찾는다.


▲ 사진출처 = 봉황망(凤凰网)



양 씨가 강가에서 낚시해 잡은 물고기를 오리에게 먹이고 있다. 그는 “아무리 많은 물고기를 잡아도 사람들은 먹을 생각조차 못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류원구이 씨는 “외지에서 온 사람들은 이곳 사람들의 음식에 오염 물질이 많아 입에 대지도 않는다”며 “사실 익숙해지면 별 문제 없다. 물고기에서 냄새가 나긴 하지만 이것들도 살아 있는데 사람 또한 충분히 살지 않겠냐”고 말했다. 


[봉황망코리아 차이나포커스] 권선아 기자 sun.k@ife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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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봉황망코리아 ㅣ 차이나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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