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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개발까지?” 中 슈퍼컴퓨터 ‘하루 1400가지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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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망코리아 차이나포커스] 불과 몇 년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컴퓨터'로 세상을 놀래킨 중국 슈퍼컴퓨터 ‘톈허1호(天河一号)’가 하루 처리하는 업무의 종류가 1400가지를 넘어 ‘풀 운영’ 되고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률이 90%를 넘어 처리 능력 및 저장 공간 등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2010년 10월부터 운영된 톈허1호는 중국 슈퍼컴퓨터 역량을 세계에 보여준 첫번째 결과물로 전 세계 주목을 받았으며 현재 중국 국가슈퍼컴퓨터톈진센터에 자리해 있다. 

이 슈퍼컴퓨터는 지금 중국에서 무슨 일에 쓰이고 있을까? 중국 항저우왕(杭州网)은 톈허1호가 기후 및 스모그 예보부터 유전자 분석, 신약 개발과 자동차 설계에까지 사용되고 있다며 그 활약상을 전했다. 중국은 운영상 포화상태가 된 톈허1호에 이어 성능이 200배를 넘는 ‘톈허3호’를 곧 선보일 예정이다. 

◇ 중국 민생을 위한 핵심 인프라 

일반인이 보기에 톈허1호는 12개의 검은색 ‘상자’에 가까울지 모른다. 중국 최고의 ‘1000만억 차’ 슈퍼컴퓨터 톈허1호, 세계에서 가장 빠른 컴퓨터란 수식어를 갖고 있지만 외형은 단순하다. 매초 2570만억 차의 부동소수점 연산 속도를 자랑하며 최고치일 때 4700만억 차에 이른다. 만약 이 일반 PC로 환산하면 톈허1호가 1시간 연산한 것이 중국 전국의 13억 인구가 동시에 PC를 340년 이상 연산시키는 것에 맞먹는다. 

톈허1호는 2010년 11월 세계 슈퍼컴퓨터 톱500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이 소식은 국가 슈퍼 컴퓨터 톈진 센터에도 기쁨을 안기며 지나간 날을 되돌아보게 했다. 당시 중국은 미국과 유럽에서 부르는 높은 가격에 슈퍼컴퓨터를 구입했지만 중국인의 기대에 부합하지 못했다. 2010년 1위를 기록한데 이어, CPU 및 GPU 고효율 츛합 슈퍼컴퓨터 셴허(先河)도 선보여졌으며 세계 전문가들이 중국으로 벤치마킹을 오기도 했다.

중국이 4억 위안(약 668억2000만 원)의 자금을 쏟아 부어 과학자들이 톈허1호를 연구하고 있다. 독립적인 슈퍼컴퓨터 역량이 없으면 기후, 기상, 해양과 에너지 자원 등 국민의 민생과 관련된 주요 기반 영역에서 기후 예보 등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슈퍼 컴퓨터 연구 개발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 

2015년 미국은 ‘국가 차원의 전략적 컴퓨터 플랜’에 착수했으며 일본, 유럽연맹, 러시아 등 국가도 자국의 슈퍼 컴퓨터 발전 계획을 보유했다. 슈퍼컴퓨터는 향후 세계 각국의 첨단 기술 각축전이 이뤄지는 핵심 무기 같은 존재라고 볼 수 있다.




◇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을 연산하다’…톈허1호의 전지전능함

톈허1호의 연산 능력은 다양한 곳에 적용되고 있다. 크게 봤을 때 하늘, 땅, 그리고 사람이 모두 톈허1호의 연산 대상이 된다. 

하늘을 연산함으로써 대형 비행기나 비행 물체가 가상 공간에서 시뮬레이션 운항할 수 있으며, 기상, 스모그 상태 역시 톈허1호가 가진 ‘데이터 시공간’ 내에서 변화를 예측할 수 있게 된다. 실제 비행기나 비행 물체는 너무 크기 때문에 실물을 움직일 수 없이며 원가도 많이 든다. 이에 기존 기류 발생 장치로 비행기를 테스트하는 것은 이제 어려운 상태다. 미국 보잉787 여객기의 70% 연구개발 업무가 모두 슈퍼컴퓨터의 ‘데이터 기류 발생 시스템’과 PC의 콜라보로 완수돼, 시제품이 바로 시험 비행에 들어갈 수 있다. 이제 중국도 국산 여객기와 우주선을 크기에 관계없이 시물레이션할 수 있으며 이는 톈허1호의 중요한 일이다. 

스모그 예보에 있어 톈허1호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톈허1호는 중국 기상청 과학연구원 등과 협력해 자동 스모그 경고 예보 시스템을 구축했다. 2~3시간 만에 길게는 향후 5일간의 예보가 가능하다. 최근 스모그 예보의 최고 네트워크 밀도가 2~3km에 이르렀다. 과거 밀도가 50km였던 것에 비교하면 매우 세부적인 지역까지 예보가 가능해진 것이다. 오염원과 구역별 오염 데이터를 정밀 분석해 향후 스모그 관리를 위한 예보와 해결책까지 제시한다. 이전에는 이 모든 것이 중국산이 아닌 해외 PC로 이뤄졌지만 톈허1호 개발 이후 비용도 낮추면서 성능은 개선됐다. 

땅을 연산하는 것도 흥미롭다. 과거 천연 오일 가스 탐사 등을 위한 컴퓨팅 역량이 부족했고 핵심 소프트웨어를 유럽이나 미국의 석유 관련 소프트웨어 대기업으로부터 사와야 했다. 이는 글로벌 석유 탐사 경쟁에서 중국을 뒤처지게 만드는 요인이었다. 하지만 톈허1호의 탄생 이후 중국은 동방지구물리탐사연구원과 협력해 독립할 수 있었고 기술적으로 성숙한 석유, 지진 등 데이터 처리 소프트웨어 처리 플랫폼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본래 30일이 필요하던 업무가 16시간 만에 완료됐으며 이는 중국 석유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시켜 미국과 유럽 회사를 누르게 하는 힘이 됐다. 

사람을 연산한다는 것은 인간 뇌의 비밀부터 인류 유전자의 암호를 해독하는 일 등이 있을 수 있다. 뇌과학은 신경 관련 질병 치료와 인공지능 등 다양한 영역에 쓰일 수 있다. 중국 내 ‘뇌 3D 형상’ 영역에서도 톈허1호의 컴퓨팅 능력과 처리 기술이 결합해 이미 150배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본래 쥐 한마리의 뇌 형상 데이터 처리에도 5~7일이 소요되는데 지금은 1~2시간이면 완성된다. 신경과학자와 협력해 뇌신경망 모형과 슈퍼 컴퓨팅을 결합, 중국 뇌과학에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 과학기술 혁신의 조력자 

현재 매일 60여 명의 과학자와 전문 엔지니어가 톈허1호 운영을 돌보고 있다. 엔진을 돌리는데 매일 약 10만 위안(약 1670만5000 원)이 든다. 매일 온라인에서 업무상 연결돼 자료를 보고하는 사람은 1400명에 이른다. 이는 매일 1400여 가지의 과학기술 혁신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는 의미다. 세계적으로 아직 과학기술 플랫폼이 이렇게 광범위한 서비스 역량을 가진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톈허1호의 서비스 대상은 과학 연구소, 기업, 정부기구 등 약 1300곳에 이른다. 주요 사용자가 전국 30개 성과 자치구, 시 등에 흩어져 있다. 

중국 국가 과학기술 혁신과 신흥 산업 발전 서비스는 톈허1호와 떼어 놓을 수 없다. 톈허1호의 슈퍼 컴퓨팅 플랫폼에서 100명이 넘는 과학 연구인력이 디지털 정보, 나노, 융합, 에너지 저장, 초전도, 자기장 등 신재료를 위한 시뮬레이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과학원 상하이 약물 연구원은 톈허1호를 이용해 테스트를 하고 20여만 가지의 주요 화학물 중 항 간질 약물을 찾아내기도 했다. 베이징 생명과학 연구소는 톈허1호를 통해 세균 감염 항생 치료에 쓰일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하고 있으며 톈허1호가 이미 중국 약물 연구의 핵심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유전자 서열 분석 영역에서도 톈진 슈퍼컴퓨터 센터와 화다지인(华大基因) 등 과학 연구 기관이 협력해 고효율 유전자 서열 처리 소프트웨어로 사람, 동물, 식물 등에 대해 유전자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에서 최초로 지출 비용 대비 벌어들이는 비용이 큰 PC로서 톈허1호가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크다. 연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기업의 성장 모델 업그레이드와 연구개발 효율 향상 및 시장 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톈허1호는 이미 기업의 연구개발 비용을 1억 위안 이상 절감시켜줬으며 기업에 가져다 준 경제적 이익이 30억 위안(약 5011억5000만 원)을 넘는다. 

최근 몇 년간 자동차 회사 톈진이치(天津一汽)는 발전 과정에서 새로운 차 모델을 빠르게 시장에 내놔야 하는 어려움에 부딪혔는데, 이를 위한 고효율 설계 연구개발 플랫폼 등이 부족한 것이 문제였다. 자체 힘으로 해결할 수 없어 곤경에 처했다. 2014년 하반기 이들은 톈허의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 플랫폼 도움을 받아 새로운 SUV 완성차 성능 연구개발 주기를 기존 3~6개월에서 10일 이내로 단축시켰고 생산을 거쳐 소형 SUV 모델을 내놓을 수 있었다. 보다 일찍 시장에 진출해 경쟁에서 앞서는 원동력이 됐다. 

중국의 첨단 정보기술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는 톈허1호의 역량은 산업 발전과 혁신 등을 위해광범위로 쓰이고 있다. 수요가 증가하면서 톈허1호의 이용률은 이미 90%에 다다랐으며 연산과 데이터 저장 능력은 이미 포화 상태다. 하지만 톈허3호가 곧 선보여질 전망이며 운영 속도가 톈허1호의 200배에 이른다. 중국 국가 빅데이터 발전 전략뿐 아니라 ‘인터넷+’, 그리고 중국 제조 2025 등 국가적인 핵심 계획의 실행을 슈퍼 컴퓨터가 지원하고 있다.


[봉황망 중한교류 채널] 유효정 기자 hjyoo@ife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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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봉황망코리아 ㅣ 차이나포커스 https://goo.gl/8WjK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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